5일 밤 10시30분부터 한겨레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안진석 민주당의원 , 이정희 민노당의원, 노회찬 진보신당공동대표(왼쪽부터)가 향후 촛불 정국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회자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맨 오른쪽)
[한겨레 토론 1부] 촛불, 평가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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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성한용 선임기자
참가자 : 안민석 통합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 주제1 : 7.5 국민 승리선언 촛불문화제에 대해
“한나라와 조중동, 특수임무수행자회 빼고 다 나와” [7월5일 촛불 문화제] <한겨레> 정치권 토론회 녹화방송 [%%TAGSTORY3%%] [7월5일 촛불 문화제] <한겨레> 시민사회 토론회 녹화방송 성한용 : 오늘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소감을 말해달라. 안민석 :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조직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 국민에게 안심과 희망을 드리게 돼 기쁘다. 이정희 : 민노당은 촛불문화제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시민과 함께 지켰다. 언제든 민주당 의원들이 나오길 바랐는데, 나와서 기쁘다. 촛불이 자유롭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거리를 만드는 것 같아 즐겁고 기뻤다. 노회찬 : 오늘 촛불문화제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표하는 분들이 다 나왔다. 한나라와 조중동,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빼고 다온 거 같다. ▷ 주제2 : 향후 촛불 어떻게 이어가야 하나
“부시 방한 때 가만 있지 않아…촛불 계속 타오를 듯” 성한용 : 지난 두달 동안 시민들이 재협상을 비롯 여러 요구사항을 전했지만, 정부는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향후 촛불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말해달라. 이정희 : 지난달까지만 해도 2008년 6월은, 1987년 6월의 재탕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87년 6월을 뛰어넘는 일이 2008년 6월과 7월에 이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해, 군홧발과 운동화발을 들이대고 있다. 하지만 오늘 시민들은 지금 촛불을 끌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보여줬다. 광우병 쇠고기 재협상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정치권도 난감했다. 관보에 게재된 뒤엔 패배감도 있었다. 재협상이 살 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협상이라도 해야 회생할 수 있다. 노회찬 : 5월2일 촛불문화제 때부터 참석했는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5월을 넘길 줄 몰랐다. 5일부터 7일까지 ‘72시간 문화제’할 때 그게 고비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 6월10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촛불이 계속 이어졌다. 7월5일이 고비라고 하는데, 이제는 안 믿는다. ‘고비’는 중국에 있는 사막의 이름이다. 앞으로 촛불은 더 훨훨 타오를 것이다. 안민석 : 2008년 촛불,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촛불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이 촛불 이후에도 공교육 황폐화 반대 촛불, 대운하 반대 촛불, 의료 민영화 반대 촛불 등 국민이 들어야 할 촛불은 무수히 남아 있다. 이번 쇠고기 반대 촛불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도덕적 해게모니 완전히 상실했다.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5년 임기 동안 쇠고기·공교육·대운하·의료민영화에 반대하는 촛불은 시청과 광화문에서 계속 타오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의 자업자득이다. “퇴진 요구는 ‘옐로카드’…더 잘 못하면 ‘레드카드’ 나와” 성한용 : 촛불문화제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 요구 있었다. 반면,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 사퇴’ 의견은 높지 않은데. 노회찬 : 국민들의 ‘이명박 퇴진’ 목소리는 축구경기에서 말하는 옐로카드다. 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안심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이 모두 이 옐로카드를 하나씩 꽂고 있다. 더 잘 못하면 레드카드가 나올 거다. ‘퇴진’ 말할 때 ‘그냥 말뿐이겠거니’ 안심하고 있다가는 즉각 하야하는 사태 올 수 있다. 옐로카드 보낼 때 정신 차리고 재협상하라. 성한용 : 민주당은 81석을 가진 원내 교섭단체다. 국회 등원해 싸우라는 목소리도 있다. 앞으로 원내에서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안민석 : 7월5일을 계기로 국회에 등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저는 국민이 요구했던 최소한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등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등원 논의 해서는 안된다는 게 내 소신이다. 성한용 : 민노당의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는데, 어떤 역할을 할 건가. 이정희 : 의원 5명밖에 안 되지만, 그동안 민주당(81명)·자유선진당(18명)과 함께 야3당과 공조를 해왔다. 쇠고기 문제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말했고, 강기갑 원내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했다. 그동안 눈치 안 보고, 묵묵하게 열심히 일했던 민노당 의원들에게 국민 여러분들이 보여준 촛불의 시나리오는 큰 힘이 됐다. 한나라당이 거대 여당이지만, 우리는 거리낌 없다. 국회에서 재협상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경제팀의 전면 교체를 꼭 이뤄낼 거다. 기대해 달라. “촛불 꺼지지 않아…5년 내내 이어가자” 성한용 : 촛불집회를 그만하자는 여론이 있다. 여론조사 결과, ‘중단’ 의견도 많이 나온다. 시민들도 ‘계속해야 한다’, ‘중단해야 한다’, ‘의제를 넓혀 끌고 가야 한다’ 등 의견이 다양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정희 : 의제가 이미 다양화되어 있다. 촛불집회를 보면서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손과 발을 묶었다. 광우병 수입과 유통을 지난 두달 동안 국민들이 막았다. 대운하도 국민이 막았다. 이미 메시지가 전달됐다. 앞으로도 촛불은 계속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해냈고, 그 힘이 다시 촛불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노회찬 : 이제 두달 되니까 그만해야 하지 않나, 좀 꺼야 하지 않냐 의견이 있는 것 사실이다. ‘촛불 끄자’고 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면 지금껏 한번도 촛불을 안 든 사람들이다. 조·중·동 사설을 보면, ‘촛불 끄자’ 하는데, 그들은 촛불 첫 날부터 꺼야 한다고 했다. 이 촛불은 누구의 지시에 의해 생겨난 게 아니다. 따라서 이 촛불은 누가 지시해서 꺼지지 않는다. 의제는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 5개의 의제가 쇠고기 정국 이후 생긴 게 아니라, 애초부터 5대 의제로 속을 끓고 있던 국민들이 쇠고기 문제로 터진 것이다. 일시적으로 쇠고기 때문에 모였지만, 어떻게든 다른 문제들이 다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이 대통령에게 ‘바다 한번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파도는 한번만 오지 않는다. 파도는 계속 온다. 5년 내내 촛불이 계속 올거다. 대한민국에는 양초가 충분히 많다. 안민석: 지금 촛불은 정치권에서 끄고 싶다고 해서 끌 수 있는 것 아니다. 처음부터 어린 소녀들이 먼저 들었고,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정치권에서 함께 하고 있을 뿐이다. 이 촛불은 국민들이 앞으로 5년 내내 지속적으로 켜질 것이다.
시민들이 서울광장 주변에서 한겨레 주최로 열린 토론회를 지켜보고 있다. 조소영피디
▷ 주제3 : 폭력시위 논란에 대해 성한용 : 그동안 촛불집회에서 폭력이 있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개신교 목사, 스님들이 참여하면서 많이 가라앉았다. 안민석 의원이 폭력사태를 직접 겪기도 했는데 그 원인과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짚어달라. 안민석 : 민주당 소속 국민보호단 단장으로, 한달 동안 밤마다 촛불집회 나오고 있다. 그 와중에 소화기 맞았고,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 오래 전에 백골단에게 끌려간 적이 있는데, 그 수준이었다. 경찰들의 무자비한 폭력은 신공안정국 조성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경찰은 국회의원인 줄 모르고 나를 때렸다고 하는데, 시민들에겐 무자비하게 폭력을 써도 되는지 묻고싶다. 앞으로도 폭력을 조성하는 공안정국 지속될 것이다. 국민들이 잘 감시하고 정치권과 힘을 모으면, 이 공안정국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국민이 정치인들의 힘이다. 국민이 힘을 주면 민주당이 다시 정신차려 국민에게 다가가겠다. 이정희 : 공안정국을 우리가 끝내야 한다. 어청수 경찰청장을 파면시켜는 것부터 시작하자. 부상 당한 시민 너무 많다. 대통령이 적어도 진짜 미안하다고 고개 한번 숙이게 만들자. 대통령뿐 아니라 한나라당도 가장 큰 문제다. 그러면서 야당이 등원 안한다고 책임전가 한다. ‘이 사태 책임지라’고 국민 여러분이 한나라당에 얘기 좀 해달라. 대통령에게도 ‘이제 그만 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해달라. 노회찬 : 최근 진보신당 당사에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5명이 난입해 기물을 부쉈다. 현충일날 72시간 릴레이 집회를 막기 위해 추모행사 한다는 구실로 촛불문화제를 막았던 이들이다. KBS에 몰려가 가스통으로 불지른다고 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경찰은 사설 폭력단인 이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여의도에 있는 이들 사무실에는 “이명박 대통령 힘내세요. 저희가 있어요” 이런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통령 주변에는 깡패 밖에 없나. 아니면 깡패 같은 경찰 밖에 없나. 경찰은 7월2일에도 시각장애인들도 방패로 내리찍었다. 그게 경찰이냐. “촛불을 끌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뿐” 노회찬 : 이명박 대통령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하겠다고 했는데, 며칠 만에 과거로 되돌아갔다.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을 구속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촛불을 끌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밖에 없다. 안민석 : 역지사지 입장에서 보면, 이명박 대통령도 참 당황스럽고 불안스러울 거다. 또다시 사과할 수도 없고, 또다시 고개숙일수도 없다. 다시 고개 숙여 사과한들 국민들이 받아들이겠나. 이제는 말이 아닌 국민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진정한 사과와 마음을 전해야 한다.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구속자 석방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정희 :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린다 해서 당선됐다. 시민들은 정부 출범 몇달 만에 본질 알았다. 경제 살린다더니, 미국경제를 살리고 있다. 미국과 협상하면서 국민의 힘을 지렛대로 삼지 않고, 국민을 적으로 돌렸다. 국민이 힘을 실어줬으면, 미국과 맞서야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힘을 믿고 미국과 재협상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거면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는 수밖에 없다. 노회찬 : 정부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없고, 이제는 국민들도 믿지 않는다. 뼈를 깎는 사죄한다고 하는데, 뼈를 빠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 FTA와 쇠고기 무관하다고 했다가, FTA 때문에 쇠고기 협상 했다고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처음부터 다시 끼워야 하는데, 첫단추를 그대로 둔 채 다른 단추를 끼웠다. 그게 추가협상이다. 전면 재협상 하지 않으면 5년 내내 풀리지 않는다. ▷ 주제4 : 정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하나 노회찬 : 진보신당에는 국회의원이 없다. 민주당과 민노당이 잘 싸우라고 기원하고 응원하겠다. 민의의 정당이 여의도에만 있는 건 아니다. 시청앞 광장도 민의의 정당이다. 촛불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최후까지 싸우겠다. 이정희 : 광우병 재협상 결코 어렵지 않다. 국회에서 이뤄낼 거다. 8월5일 부시 대통령이 올 때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이뤄내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하는 게 있으면 당장 끌려내려올 수 있도록 하겠다. 안민석 : 그동안 민주당은 욕 많이 먹었다. 더 먹어야 한다. 지나 10년 집권하다 보니 아직도 기름이 많이 끼어 있다. 정신 차리라고 꾸짖어달라. 더 열심히 하겠다. ‘가축전염병예방법’ 꼭 개정해서 안전한 식탁 만들겠다. [한겨레 토론 2부] 촛불, 평가와 전망 5일 ‘50만 촛불문화제’ 주요 장면 [%%TAGSTORY1%%] 토론회가 끝난 뒤, 박노자 인터뷰 [%%TAGSTORY2%%] 정리=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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