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명박씨가 문화방송 <경제매거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뒤로 김경준씨가 보인다.
이명박 후보쪽 변호사, 김경준씨 만나 선택 종용
김경준씨 변호사 밝혀…“귀국 90일 연기 요청”
김경준씨 변호사 밝혀…“귀국 90일 연기 요청”
이명박 후보 쪽이 김경준씨의 귀국 연기를 미국 법원에 신청하면서 미국에 90일을 더 머물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애초부터 대선 이후 송환을 추진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후보 쪽 변호사가 김경준씨에게 “증언을 하고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한국에 가든지, 지금 한국에 가는 대신 2천만 달러 이상을 잃든지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김경준씨의 변호사가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또 이 후보 쪽은 ㈜다스가 김씨를 상대로 낸 소송의 패소로 변호인을 교체하는 바람에 신문 일정이 늦어졌다고 해명했으나, 김씨 쪽은 16일 “다스 소송의 변호사는 바뀌지도 않았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씨의 소송 대리인인 심원섭 변호사는 이날 “김백준씨가 이 후보를 대리해 낸 소송만 변호사가 바뀌었을 뿐, 패소한 다스 사건 변호사는 전과 같이 ‘림, 루거 앤드 김’이 계속 맡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주장을 부인했다. 심 변호사는 또 지난 9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낸 진술서에서 “이명박(후보)의 대리인인 김백준의 새 변호사가 김경준에게 ‘증언을 하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을 때 한국에 가든지, 지금 한국에 가는 대신 2천만 달러 이상을 잃든지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모두 사실이며 법정에서 밝힌 그대로”라고 재확인했다.
또 <한겨레>가 김씨 가족과 변호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후보 쪽 변호인은 지난 9일 자신들의 증인신문 절차를 마치기 위해 김경준씨의 송환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서를 미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내면서 연기할 기간을 90일간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후보 쪽 변호인인 ‘리, 홍, 디저먼 앤 시마다카’ 쪽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해명은 피한 채 “직접 법원 기록을 살펴보라”고 밝힌 뒤, 자신들이 90일 연장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도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의 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지난 12일 김경준씨가 낸 인신보호 요청 사건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개입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입신청은 김경준씨와 미국 정부가 당사자인 인신보호 요청 사건에 이 후보 쪽이 직접 끼어들겠다는 취지여서, 이 후보 쪽이 국내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씨의 대선 전 귀국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쪽은 이 사건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김경준씨가 석연찮은 이유로 인신보호요청 재판 항소를 포기했고 △김씨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소송 승리에 필요한 결정적 증거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연기 신청을 냈으며 △김씨의 재산이 미국에 있으므로 미국에서 재판을 해야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씨 쪽은 △인신보호 요청 재판에서 이미 두 차례나 패소해 귀국을 더 늦추기 어려웠다고 해명하고, 다른 주장에 대해서도 △증인신문이 모두 끝난데다, 피고가 없으면 오히려 원고가 소송에서 유리해지며 △이 후보 쪽이 소송에서 이기면 김씨가 귀국하더라도 미국내 재산을 압류해 배상받는 데 아무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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