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이명박 측, 전방위 귀국 방해 확실”
한 “돌연귀국 ‘보이지 않는 손’ 작동”
한 “돌연귀국 ‘보이지 않는 손’ 작동”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15일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BBK 관련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귀국 문제를 두고 한층 가열된 공방을 이어갔다.
신당은 이명박 후보측이 김씨의 귀국을 방해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한나라당은 김씨의 돌연 귀국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맞불을 놨다.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BBK 핵심인물인 김경준씨 귀국을 두고 이 후보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한다"면서 "`김경준씨가 빨리 귀국해 재판을 받으라'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민사소송에 대한 추가 증언이 필요하다며 (김씨의 항소포기 요청에 대한) 판결유예 요청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김씨를 불러오는 것이 우리측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는데, 정말 정치공작이면 귀국시켜서 따지면 될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낙연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후보측이 BBK 전대표 김경준씨의 조기 귀국을 막기 위해 거의 전방위로 뛰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이 후보측은 거짓말을 그만하고 김씨 조기 귀국을 진정으로 도와야 옳다"고 주장했다.
최재성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이 후보측은) 김씨가 귀국하면 증인 신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신문 연기요청을 했다는데 한국에서도 신문을 할 수 있고, 이는 법적인 효력을 갖는다"면서 "이 후보식 영어는 '빨리 돌아와 재판 받으라'는게 '플리즈 네버 컴백 투 코리아(Please Never Come Back to Korea)'이냐"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미국에서 진행중인) 민사재판에서 김씨가 자신을 증인으로 신문해달라는 신청을 한 상황에서 김씨 측에 대한 신문은 완료됐지만 (원고인) LK-e뱅크 변호인이 신문을 제대로 마치지 못해, 그 절차를 완료해달라고 (미국 법원에) 신청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나 대변인은 "김씨가 느닷없이 항소를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것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면서 "(범여권이) 그렇게 김경준씨 귀국에 목을 메는 것은 제2의 김대업 정치를 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핵심 당직자는 "신당의 모 의원이 최근 미국을 직접 방문해 김경준씨와 관련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김씨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김씨의 귀국 결심 과정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측은 또 김씨를 상대로 미국에서 제기한 LK-e뱅크 투자금 반환소송 과정에서 담당 변호인을 교체하면서 당초 지난달 13일로 예정됐던 증인 신문이 10월 1일로 늦춰졌고, 12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본재판도 내년 6월로 연기됐다는 한 언론보도와 관련, 김씨 귀국 문제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 경선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은진수 변호사는 "`다스'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하는 바람에 변호사를 교체한 것일 뿐"이라면서 "변호사 교체 시점도 김씨가 (인신보호 청원) 항소를 포기하기 훨씬 전의 일"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은 변호사는 "김씨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귀국하겠다고 나선 것은 누군가 헛된 환상을 심어줬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며 `음모설'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맹찬형 황재훈 기자 mangel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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