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구속 수감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3일 자정 이후(24일 0시 이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먼저 풀려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가 석방 뒤 법정 안팎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쪽을 겨냥한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씨도 이에 동참할지 김씨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과 화천대유에서 일했던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 50억원(세후 25여억원)을 지급해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씨는 24일 0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석방된 유 전 본부장과 지난 21일 구치소에서 나온 남 변호사에 이어 김씨까지 석방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에서 열리는 대장동 재판은 오는 25일부터 모든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최근 태도를 바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하는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고, 대장동 의혹에 이 대표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김씨는 여전히 ‘천화동인 1호의 지분은 모두 자신의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이 대표 쪽에 책임을 넘기는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 김씨의 태도 변화 여부는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의 ‘진술 신빙성’과 곧바로 연결되는 문제라 김씨의 석방 후 발언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씨보다 3일 먼저 석방된 남 변호사는 지난 21일 석방 10시간 만에 출석한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의 주도자로 김씨를 지목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김씨의 영향력이 커진 이유에 대해 “대장동 사업에서 김만배씨의 영향력이 커진 이유는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과정에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의형제를 맺으며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이 대표 쪽에서 갖기로 합의해 사업 주도권을 갖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대장동 재판에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에 대한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김씨가 ‘천화동인 1호는 그 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 분이 누구냐는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천화동인 1호 배당금 가운데 700억원(세후 428억원)이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로 제공됐다고 그를 기소했지만,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최근 진술을 번복해 이 대표 쪽 최측근인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도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남 변호사의 증언은 모두 ‘김만배씨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라는 전문 진술에 불과하다. 직접 경험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김씨가 스스로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 이상,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될 수 없다. 오늘 밤 석방되는 김씨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씨가 폭로전에 뛰어들지 여부는 미지수다. 인허가와 사업자 선정, 자금조달 등 역할을 담당했던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와 달리, 김씨는 정치권과 법조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남 변호사에게서 돈을 받고 당시 성남시 관계자 등에 대한 로비에 나섰다는 사실을 인정할 경우, 뇌물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가 더해질 수도 있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이 뇌물에 제공된 사실을 인정할 경우 추징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실제 김씨 쪽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는 이재명 시장실’이라는 취지의 남 변호사의 폭로에 대해 “이미 나온 이야기들로 별 의미 없다. 앞으로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다투겠다”고 말한 상황이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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