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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중학생이 만든 유한도전 “저희 스타됐어요”

등록 2007-12-17 15:14수정 2007-12-17 15:26

6명의 멤버를 소개하는 프로필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6명의 멤버를 소개하는 프로필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교육청소년] 1회 조회수, 2만5천을 기록한 그들만의 비결공개
최근 중학생들이 ‘무한도전’을 패러디해 만든 ‘유한도전’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 6명이 유재석, 박명수 등 무한도전 출연자의 역할을 맡아 막무가내 ‘도전’을 펼치고, 무한도전과 똑같은 편집으로 ‘유한도전’을 만든 것. 이들은 대구 지산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같은반 친구들로 구성됐다. 편집을 맡은 PD까지 포함하여 모두 7명이다.

‘유한도전’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무한도전식 편집으로 ‘어색하지만 재미있는’ 콘텐츠를 시리즈로 제작해내고 있다.

웃긴 동영상 찍기의 고수들, ‘유한도전’을 만들다


‘유한도전’의 멤버들은 어떤 학생들일까? 유재석 역할을 맡은 이상승(16)군을 통해 유한도전의 자세한 내막을 엿들을 수 있었다.

이 군은 ‘유한도전’을 같은 반 친구들에게 처음 제안했던 장본인이다.

“저희반은 유한도전을 찍기 전부터 웃긴 동영상 찍는걸로 유명했어요. 처음엔 반 카페에 올리려고 UCC를 만들었는데 그게 재미있어 전교생이 다 보게 되고 맴버들이 많이 알려졌어요”

지금의 유한도전 멤버들은 이미 반카페에 올릴 목적으로 몇 편의 UCC를 만든 경험이 있다. ‘스펀지 패러디’, ‘청소시간에 상황극’, ‘종이접기를 이용한 연극’ 등 다양하다.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단 생각에 무한도전을 생각했어요. 평소 UCC를 같이 했던 같은 반 친구들을 중심으로 6명을 모으고 편집 잘하는 친구는 PD로 섭외했어요. PD는 원래 컴퓨터 도사로 유명해요. 그런데 편집까지 잘하더라고요”

유한도전 맴버들 “저희 스타됐어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유한도전 맴버들 “저희 스타됐어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1회 조회수 2만5천건, 서울에서도 응원 문자메시지 보내

반 카페에 올릴 생각으로 만들었던 ‘유한도전’이 어느새 한 회 조회수만 2만건이 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같은 학교, 주변 학교 친구들은 물론, 서울에 사는 학생들에게까지 '잘 보고 있다'는 응원의 문자 메세지가 와 전화통에 불이난다.

유한도전은 1회 ‘아하게임’을 시작으로 2회에서는 학교 복도를 뛰어갔다 오기를 반복하며 중3 수행평가 문제 맞히기 형식의 ‘체력 고갈 퀴즈’를 진행한다. 10여 개의 퀴즈를 푸는 동안 넘어지고 몸싸움을 하는 등 다양한 몸개그와 무한도전에 뒤지지 않는 센스 있는 자막이 재미를 준다. 퀴즈 대결 후에 꼴찌를 한 학생에게는 벌칙이 내려지는데, ‘복도에서 선생님들께 비난받기’로 교무실 앞에서 ‘멍충이’라고 쓴 푯말을 들고 있는다. 네티즌은 학생들의 연기력과 입담에 박수를 보낸다.

유한도전은 현재 4회까지 제작됐으며, 5회는 일부를 촬영해놓은 상태로 ‘나들이편’이다.

“대선이 끝나기 전에 ‘대선 100분토론’ 패러디를 할 생각이에요. 재미있을 것 같죠?”

생활이 ‘유한도전’인 우리들, 기획이 따로 필요없어

유한도전은 무한도전을 단지 패러디한 것에서 벗어나 학생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실생활을 담아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 학생들은 학교생활, 수학여행 등 실생활에서 생각해내는 아이디어로 무한도전을 제작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제가 처음 구성을 잡고 PD와 상의를 해요. 그리고 멤버들과 이야기해서 살을 붙여요. 이런건 더 웃길것 같다면서요”

“4회는 ‘유한사신기’ 편이었어요. 근데 사실 4회는 원래 계획에 없었어요. 졸업여행을 갔는데 태왕사신기 세트장이었거든요. 문득 배경도 좋고 소품도 좋아 상황극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찍었어요. 그게 ‘유한사신기’에요”

“저희는 생활이 유한도전이에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저희는 생활이 유한도전이에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저희 스타됐어요”

예상치 못했던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응에 유한도전은 어색하기만 하다. 특히 학교에서의 ‘스타대접’은 아직 낯설다.

“교감선생님이 선생님들에게 문자를 보내 유한도전 보라고 홍보해주셨어요. 교장선생님은 저희를 불러 칭찬해주셨어요. 중3 마지막을 의미있게 보낸다고요. 담임 선생님은 촬영 때 몰려드는 애들을 통제시켜주시기도 해요. ‘촬영중이다. 나와라’라고요. 여러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유한도전을 틀어주시기도 해요”

선생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유한도전, 무엇보다 기쁜건 또래 친구들의 응원이다.

“학교 애들이 서로 멤버로 끼워달라고 성화에요. 그런데 초창기 멤버를 바꿀수없잖아요. 들어줄 수 없어서 미안하죠. 주변학교 애들한테 ‘수업시간인데 유한도전 보고 있다’고 문자가 자주 와요. 학교에서 1, 2학년 후배들은 저희가 지나가면 ‘유한도전 지나간다’면서 싸인요청을 해요. 몇 번 싸인을 해준적도 있어요(웃음)”

“서울 학생들, 주변 학교 친구들한테 ‘잘보고 있다’는 문자나 전화가 자주와요. 맴버들중에 그런 문자 못받은 멤버는 엄청 서운해하죠”

‘무한’이 아닌 ‘유한’도전, 몇 편까지 갈까?

“처음엔 부끄러워서 애들 다 집에간 학교 뒤뜰에서 숨어서 찍었었는데 이젠 방송실도 빌리고 교실, 복도에서 애들이 많이 보고 있는데서도 잘 찍어요. 멤버들 표정이 밝아졌어요”

“친구들끼리 모여서 찍으니까 더 친해져서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찍고 싶은데 졸업 후 각자 다른학교로 배정받아 더 못찍는게 아쉬워요”

신청이 기자 tlscjdd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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