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송공대에 수식입학 한 김동식군, 건축설계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교육청소년] 대학에 수시합격 했지만 기초지식없어 두려워
수시합격으로 대학입학을 앞둔 김기택(고3)군과 김동식(고3)군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농업고등학교에 입학해 3년 동안 배운것이라곤 ‘농사짓기’ 뿐, 기초적인 영어, 수학도 제대로 배우지 못해 대학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두렵다.
기택군과 동식군은 각각 중부대(충남 금산면) 조경과와 우송공대(대전) 빌딩/ 크린룸설비과에 수시 합격했다. 졸업 후 충남과 대전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전교생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농사짓기
‘공과생’은 3년 동안 농사만 지어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청주농업고등학교(이하 청주농고)는 개교 100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의 유일한 농고다. 농업유통, 산림환경지원, 동물자원, 골프환경, 농업기계과 등 총 9개과로 각과에 약 36명의 정원, 1개과 당 1학급으로 구성돼있다. 이 둘은 청주농고 농업유통과에서 주로 컴퓨터를 이용한 실습이나 학교안에 있는 6만평의 밭에서 감자나 배추농사를 짓는것으로 학교생활을 보냈다. “일주일에 13시간 정도 컴퓨터 실습을 하고 나머지는 수시로 농사를 지어요. 언제라도 선생님이 부르면 전교생이 밭으로 나가 1교시에서 7교시까지 농사를 짓죠. 보통 이틀에 한번꼴로 밭에 나가요” - 동식 “이거 배워서 뭐할까? 써먹을때도 없는데.. 그런 생각하면서 농사지었어요. 수업안하니까 좋긴 했지만.. 솔직히 저희가 농사짓겠어요?” - 기택 청주농고에는 100여명의 ‘공과생’이 있다. ‘공과생’은 청주농고 자체로 운영되는 특수한 ‘조직’이다. 1학년 때 한학급당 7명~8명씩 100여명을 모집하고 수업을 대체한 농사짓기를 실시한다. 이 ‘공과생’들은 3년 동안 학교에 등교해 농사만 짓는다. 반면 학교는 ‘공과생’들에게 학비면제의 혜택을 준다. 기택군은 “청주농고는 집안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고 말한다. 때문에 ‘공과생’을 지원하거나, 학생회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전교생의 90%가 학비면제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취업희망자 8명, 나머진 ‘지원하기만 하면 합격’인 전문대학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주로 어떤곳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까? “올해는 아직까지 취업한 애들이 없어요. 선배들 보면 주로 핸드폰 만드는 회사나 하이닉스 같은 공장에 취직해 시키는 일을 해요. 물건을 옮기거나 배달.. 뭐 이런거요. 농업고등학교라서 그런지 학교에 취업의뢰가 거의 안들어와요” - 동식
“이런 상황에 취업을 희망하는 애들은 거의 없어요. 그나마 여자애들은 미용이나 간호를 따로 배워서 취업을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주변에 전문대는 원서만 쓰면 다 붙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이 별 생각없이 전문대를 가요” - 기택
실제 지방의 전문대는 매년 인원미달 현상으로 폐교위기에 처해있다. 때문에 지역의 학생들은 큰 어려움없이 근거리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학생들이 정작 어려운 건 취업문제다. 특히 농업계열 학생들은 농사일을 하기 않는 한 3년동안 배웠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없을뿐더러 대학의 학과도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 놓인 농업고등학교 학생들의 대부분은 갈 곳이 없어 무작정 전문대에 입학한다.
수시합격, 설렘보단 두려움이 앞서
대학입학을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기택군은 ‘두렵다’고 말했다. 관심있는 학과에 입학해 대학생활을 펼칠 설렘보단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것이다.
“고등학교 때 영어, 수학을 배웠으면 좋았을것 같아요. 일주일에 13시간을 실습하고 나머지는 수시로 농사를 지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남는게 없어요. 대학 갈 생각을 하니까 그동안 뭘 배웠나 싶어요. 저는 영어를 전혀 모르거든요. 대학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요. 적응못해서 관두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이 같은 ‘두려움’은 동식군도 마찬가지다. 대학공부를 열심히해 건축일을 하고 싶다며 숨겨둔 꿈을 밝히던 동식군은 어느새 어두운 표정으로 고민을 이야기했다.
“수학, 영어, 문학을 1학년 때 이후에 배운적이 없어요. 대학에 가면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농사짓는일 안하고 기초지식을 위한 수업을 좀 더 했었으면 좋았을꺼 같아요”
“농업고등학교가 이름도 바꾸고 현대 맞는 전공으로 바뀌면 좋을것 같아요. 농고 나와서 농사짓는 사람들 없잖아요”
신청이 기자 tlscjddl@hotmail.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공과생’은 3년 동안 농사만 지어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청주농업고등학교(이하 청주농고)는 개교 100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의 유일한 농고다. 농업유통, 산림환경지원, 동물자원, 골프환경, 농업기계과 등 총 9개과로 각과에 약 36명의 정원, 1개과 당 1학급으로 구성돼있다. 이 둘은 청주농고 농업유통과에서 주로 컴퓨터를 이용한 실습이나 학교안에 있는 6만평의 밭에서 감자나 배추농사를 짓는것으로 학교생활을 보냈다. “일주일에 13시간 정도 컴퓨터 실습을 하고 나머지는 수시로 농사를 지어요. 언제라도 선생님이 부르면 전교생이 밭으로 나가 1교시에서 7교시까지 농사를 짓죠. 보통 이틀에 한번꼴로 밭에 나가요” - 동식 “이거 배워서 뭐할까? 써먹을때도 없는데.. 그런 생각하면서 농사지었어요. 수업안하니까 좋긴 했지만.. 솔직히 저희가 농사짓겠어요?” - 기택 청주농고에는 100여명의 ‘공과생’이 있다. ‘공과생’은 청주농고 자체로 운영되는 특수한 ‘조직’이다. 1학년 때 한학급당 7명~8명씩 100여명을 모집하고 수업을 대체한 농사짓기를 실시한다. 이 ‘공과생’들은 3년 동안 학교에 등교해 농사만 짓는다. 반면 학교는 ‘공과생’들에게 학비면제의 혜택을 준다. 기택군은 “청주농고는 집안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고 말한다. 때문에 ‘공과생’을 지원하거나, 학생회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전교생의 90%가 학비면제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취업희망자 8명, 나머진 ‘지원하기만 하면 합격’인 전문대학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주로 어떤곳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까? “올해는 아직까지 취업한 애들이 없어요. 선배들 보면 주로 핸드폰 만드는 회사나 하이닉스 같은 공장에 취직해 시키는 일을 해요. 물건을 옮기거나 배달.. 뭐 이런거요. 농업고등학교라서 그런지 학교에 취업의뢰가 거의 안들어와요” - 동식
“대학공부 열심히하고 졸업하면 사업을 할꺼에요” 중부대에 수시입학 한 김기택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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