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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참을 인 세번’ 꼭 기억하세요

등록 2007-11-05 18:41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아이들을 키우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 부모님들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면 늘 대답은 한 가지다. ‘첫째도 참는 것이고 둘째도 참는 것이고 셋째도 또 참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아이 키우기가 무슨 도를 닦는 행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말 그렇다. 아이를 키우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는 것이다.

참아야 할 것은 여럿이다. 우선 아이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 직설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참아야 한다. 사람이면 누구나 공격적인 지적에 기분이 상하기 마련이다.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잘못했다고 생각할 만한 일이라도 비난하는 느낌의 지적을 받으면 그 말이 마음속에 새겨지지 않는다. 그 말을 거부할 수 있는 핑계를 생각하고 꼬투리를 잡고 싶어진다. 이렇게 되면 배움은 물건너 가기 마련이다. 그뿐만 아니다. 아이는 부모가 좌절감을 느낄 때 행동하는 모습을 배우게 된다. 부모가 쉽게 짜증을 내고 과도하게 감정적으로 행동할 경우 아이들의 행동도 이를 따라하는 경우가 흔하다.

다음으로 아이가 부모의 기대만큼 잘해 내지 못할 때 바로 개입하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한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우기 마련이다. 시행착오는 낭비라 생각하기 쉽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한 계단씩 올라갈 때 계단 끝에 놓여 있는 결과뿐 아니라 계단을 오르는 과정까지 배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참아야 할 것은 아이가 내가 바라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욕구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에게 ‘내 인생은 나의 것’을 외치던 사람들도 자식을 낳으면 자식이 자기가 바라는 그런 아이가 되기를 원한다. 자신이 바라는 모습과 거리가 생길 때,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게 행동할 때 괜히 심술부리듯 던진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큰 짐이 되곤 한다.

아이를 독립적인 한 인격체로 바라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마음속의 작은 아이를 하나 더 키운다. 어린 시절 원하는 대로 못해서 느꼈던 서러움과 바라는 것을 이루지 못해서 느꼈던 안타까움은 가슴 깊숙이 자라지 못한 작은 아이의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된다. 그리고 자녀를 키우면서 이 아이와 실제의 자녀를 혼동한다. 마음속의 어린아이가 하고 싶었으나 실패한 것을 자녀가 해내기를 원하고, 마음속의 어린아이가 갖고 싶었지만 못 가졌던 것을 자녀들에게 사주면서 만족한다. 마음속의 어린아이 때문에 우리는 자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처럼 참을 것이 많기에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자기를 돌아보고 수련하는 과정이다. 어쩌면 아이를 통해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는 과정을 경험할 기회를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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