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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미운 세살’에게 선택의 기회를

등록 2007-10-22 18:45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대부분의 초보 엄마들은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달랠수록 더한다는 생각에 놔둬 보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바닥을 뒹굴면서 울어버리니 엄마는 난감하다. 결국 사람들 보기 민망해서 아이의 말을 다 들어주곤 해 일관성은 깨지고 만다.

아이가 30개월 무렵이 되면 원래 힘이 많이 든다. 서양에는 ‘무시무시한 두 살’이란 말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미운 세 살’이라고 말한다. 말 잘 들으며 한 가지씩 새로운 일을 해내 부모를 기쁘게 해주는 두 돌까지의 시기가 지나면 아이는 점차 자의식을 형성한다. 이제 아이의 주된 발달과제는 부모로부터 독립적인 위치를 갖고 자신의 주체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시기의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란 보잘 것없기에 현실에서 반복적으로 좌절을 맞게 되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짜증이 는다. 그렇다고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것은 싫기에 진퇴양난의 느낌에 빠지기도 한다. 자의식이 강해진 아이들은 이제 부모의 “안 된다”는 말을 참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이 시기의 부모가 기억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믿고 견디면 나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2년 가까이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시기는 아이가 커 가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물론 단지 기다리기만 해선 안 되고 부모의 태도 변화도 필요하다. 우선 아이에게 “안 돼”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라는 말은 아니다. 아이에게 긍정적인 다른 행동을 제안함으로써 부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탕을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에게는 상황에 따라 ‘이따 저녁을 먹고 사탕을 먹자’고 말하거나 사탕이 아닌 다른 것을 제시해 보자.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얘기한다는 것과 아이가 몇 가지 중에서 직접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무렵의 아이들은 자기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 변화에 민감하므로 다음에 해야 할 일이나 상황 변화를 아이에게 미리 얘기해 준비를 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떼를 쓰는 상황에서는 당황하지 말고 왜 떼를 쓰는지를 생각해 보자. 대개 세 가지다. 첫째는 아이가 스스로 뭔가가 안 되어 좌절감을 느끼는 것이고 둘째는 부모가 거절한 데 대해 떼를 쓰는 경우다. 앞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아이를 달래고 격려해줘 해내도록 도와주고 뒤의 경우에는 최대한 무시하고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몸이 피곤하고 잠이 올 때도 아이는 떼를 쓸 수 있다. 엄마들 중 아이가 피곤해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부모의 아이는 훨씬 많이 떼를 쓴다. 아이가 피곤해서 떼를 쓴다면 잘 달래서 재워주는 것이 좋다. 물론 피곤해하기 전에 미리 준비한다면 아이는 더 편안해진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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