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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해요

등록 2007-10-01 18:49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왕따를 당해서 진료를 받게 된 아이들 중에는 왕따에서 벗어난 뒤 자신이 다른 아이를 따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왕따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셈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왕따의 피해자 중 상당수는 사회적인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사회적인 대처능력의 핵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춰 적절하게 행동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분위기를 맞추지 못하고 엉뚱하게 행동하거나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하게 되어 다른 아이들로부터 이상하다는 취급을 받게 된다. 여러 아이들로부터 이상하다는 취급을 받을 경우 어떤 계기나 상황이 마련되면 쉽게 왕따의 희생양이 된다. 이 아이들은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는 것을 어려워하기에 자신이 왜 왕따를 당하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 그저 다른 아이들이 자기와 놀아주지 않는 것에 속상해하고 화를 낸다.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 역시 다른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을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동물에게는 발달하지 않은 공감능력이 있는데 이는 자신의 마음을 타인의 상황에 이입하여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마음이 필수적인데 왕따 가해자들 중 상당수는 이러한 능력에 약점이 있다. 그래서 왕따를 당하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지 못하고, 그들의 아픈 마음을 공감하지 못하므로 쉽게 왕따 행동을 할 수 있다. 만약 마음을 공감한다면 죄책감이 유발되어 쉽게 할 수 없을 행동도 저지르게 된다.

두 경우 모두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물론 어떤 아이는 상대방의 마음을 깊이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좋고, 대인관계 기술이 발달해 왕따의 피해자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아이들 역시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아이들이 행복한 인생을 산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행복을 떠나서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서도 정서지능은 필요하다. 다니엘 골만은 <정서지능>이란 베스트셀러 서적을 출판했는데 그에 따르면 사회적인 성취에 있어서도 이제는 과거의 지능지수(IQ)보다 정서지능(EQ)이 더 중요해졌다고 한다.

정서지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와 어릴 때부터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하고, 아이의 감정을 좀더 섬세한 언어로 이야기해줄 때 아이의 정서지능은 발달한다. 초등학생 정도가 되면 상황을 뒤집어서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도록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이런 연습이 아이 입장에서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면 아이의 입장에서 기다려주고 격려하면서 진행하도록 하자. 정서지능은 학습지가 아닌 엄마와 아이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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