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혜진이(중2)이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연애경험이 풍부하다. 초등학교부터 잘 알고 지내는 남자친구도 많고,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서 만난 오빠들과 몇 번 사귄 경험도 있다.

방학, 청소년에게는 연애의 계절?

최근에는 같은 반 친구들 6명과 함께 놀이공원에 다녀 온 이후로 한 남학생과 스캔들이 나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혜진이가 지훈이를 좋아한다고 소문이 난 것. 하지만 혜진이는 지훈이가 별로 마음에 안 든다. 귀엽고 싹싹한 성격은 좋지만, 너무 낄 때 안 낄 때 나서서 싫단다.

21일은 드디어 기다리던 여름방학, 혜진이는 이번에 정말 괜찮은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다. 그가 주로 이성친구를 사귀는 방법은 인터넷 게임․채팅 사이트. 그중 ‘캔디바’라는 게임사이트를 애용한다. 나이와 이름만 말하면 쉽게 친구가 된다. 최근에 500일정도 사귀었던 고2 오빠도 이 게임 사이트에서 ‘인터넷 헌팅’으로 만났다. 그러나 그들의 연애가 일반적인 커플과 다른 점은 한 번도 만나지 않고 문자와 전화로만 사귀었다는 것. 그래도 보통 연인들이 하는 행동은 다 한다. 얼굴을 보지 않으니깐 더 애교를 많이 부릴 수 있다. 혜진이는 “서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외모보다는 성격만 보고 사귀는 거죠. 멀리 살아도 상관없고… 인터넷에서 만난 사이니깐 직접 만나는게 부담스럽기도 하고요”라고 말한다.

한편 혜진이는 방학 때 같은 친구들 중 남자 셋, 여자 셋 짝을 지어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직 어딜 갈지 확실히 정하진 않았지만, 기차를 타고 하루 바다여행을 떠나 볼 까 한다. 평소 마음에 담아 둔 친구들끼리 모였는데, 그 중엔 이번 기회에 사귀려고 마음 단단히 먹은 친구도 있다. 특히 주희가 주혁이와 같이 가고 싶어 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용해서 고백을 하려는 것. 보통 그렇게 사귈 경우 길면 3~4개월, 짧으면 일주일 정도 간다.

일부 학생들은 ‘계약 연애’를 하기도

몇몇 친구들은 일종의 ‘계약연애’를 하기도 한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때까지 혹은 한달이나 6개월 등 기간을 정해두고 때론 친구처럼, 때론 연인처럼 편하게 만나는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여중에 다니는 희정이(중2)도 이번 방학에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싶다. 아무래도 여학교에 다니다 보니, 이성 친구를 만날 기회가 별로 없다. 며칠 전에 친한 친구가 소개팅을 해주기로 약속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연애를 하는 친구를 보면 너무 부럽고, 외로운 마음이 든다. 남자친구와 꼭 놀이공원에 가보고 싶다는 희정이는 방학 때 꼭 이성 친구를 사귀길 바랐다.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름방학은 연애하기 참 좋은 때이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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