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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땅 파면 유물이 나오는 우리 고령, 저는 좋아요”

등록 2007-06-28 14:25

대가야고등학교의 정문길, 등교와 하교를 책임지는 든든한 소나무길이 예쁘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대가야고등학교의 정문길, 등교와 하교를 책임지는 든든한 소나무길이 예쁘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기획특집] [농산어촌탐방] 경북 고령 대가야고 학생들을 만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덥다는 그곳! 분지라는 지형적 특색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 27일, 경북 대구 바로 옆에 자리한 고령을 찾아갔다.

고령은 대구에서 20~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자리 잡은 인구 3만의 작은 도시이다. 하지만 고령은 '대가야'라는 찬란한 문화의 도시이며,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기도 하다. 일 년에 한번 있는 대가야축제는 꽤 유명한 축제로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는 경북 고령의 자랑이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대가야의 중심, 고령

고령에는 중학교가 7개, 고등학교는 3개가 있다. 고령 읍내에 자리 잡은 중학교는 2곳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면에 있다. 고등학교는 모두 고령읍에 있으며 고령여자종합고등학교와 고령실업고등학교, 대가야고등학교가 있다.


고령읍내에서 각각의 학교에 가기 위해선 버스가 아닌 튼튼한 다리가 필요했다. 고령에서 유일한 인문계 고등학교인 대가야고등학교를 하종혁 교사의 도움으로 취재를 할 수 있었다.

대가야고등학교는 가야산 자락 아래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83년도에 세워졌다.전교 학생 수는 420명으로 고령군내에서 다른 학교의 전교 인원이 100명 안팍에 비해 규모가 큰 학교이다.

대가야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류영준군과 3학년 유리나양과 김은욱군을 인터뷰했다.

고령 자랑을 해달라는 첫 질문에 3명의 학생 모두 거리낌없이 “주변 환경이 좋아요”라고 답했다. 김 군은 “사실 공부환경은 도시보다는 좋지 않겠지만 우리는 어디에서나 축구도 할 수 있고 주말엔 학교 뒤에 있는 산에 선생님과도 등산을 하고, 경치도 좋잖아요”라고 고령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친구네 친척이 운영하는 하우스를 서리해”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즐거운 추억도 가득했다. 류 군은 “지난 겨울에 친구 3명과 집에서 놀다가 너무 심심해서 딸기 서리를 했다”며 “밤 12시 정도에 주변에 있는 딸기 하우스를 물색한 후 한 곳을 열었는데 정말 스릴 넘쳤다”라고 말했다. 류 군은 “친구들과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정말 많이 먹었다”며 “하지만 날이 밝고 함께 서리한 친구에게 들으니 우리가 서리한 하우스가 친구네 친척이 운영하시는 하우스였다. 정말 죄송했다”라고 머쓱해했다.

꽤 오랜시간동안의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학교 안내까지 함께 해준 김은욱(고3)군과 유리나(고3)양, 류영준(고1)군 (사진은 오른쪽 순서).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꽤 오랜시간동안의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학교 안내까지 함께 해준 김은욱(고3)군과 유리나(고3)양, 류영준(고1)군 (사진은 오른쪽 순서).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유 양은 “우리 고령은 축제가 많아서 다양한 축제 도우미 봉사활동을 한다”고 말하며 “그래서 축제에 갈 때면 우리 말고도 아줌마들도 오시는데 은근히 아줌마들과의 신경전이 있다. 이런 것이 다 추억거리인 거 같다”고 말했다.

학교생활에 대해 질문을 하기 전 서울 학생들의 학교 수업활동이나 학원가의 모습, 그리고 과외까지 이야기 해주자 3명 학생들은 모두 놀라는 눈치였다. 유 양은 “꼭 그렇게까지 공부를 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라고 놀라며 되물을 정도였다.

성적 우수한 학생은 청운실,

1, 2학년은 독서실,

3학년은 교실,

일부 학생은 대가야교육원에서 자율학습 실시

대가야고는 오전 8시 20분 수업시작으로 오후 6시에 정규 교과 수업이 끝난다고 한다. 이후 학교에 남아서 자율학습을 하는데 그 자율학습을 하는 모습이나 방법도 같은 학교이지만 조금 다르다고 한다.

청운실에서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청운실에서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따로 마련한 ‘청운실’에서 공부를 했고, 1학년과 2학년은 학교에 학년마다 마련된 독서실, 그리고 3학년은 교실에서 자율학습을 했다. 이외에도 고령군교육발전위원회에서 설립한 <대가야교육원>에 가서 강부하는 학생들이 있어 크게 4분류로 나뉘었다.

서울과 수도권 도시의 고등학교와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이런 자율학습 시스템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도 자율학습을 권고하고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반면 고령의 학생들은 철저한 자율학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교실에 모여 자율학습을 하는 고3학생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교실에 모여 자율학습을 하는 고3학생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모두 고령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3명의 학생들은 서울에 대한 동경이 있냐는 질문에 김 군은 “문화시설에 대한 부러움이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고령에서 학생들이 갈 수 있는 시설은 PC방과 노래방, 그리고 오락실이 전부라는 김 군은 “영화를 보려면 대구로 나가야만 볼 수 있다”며 “개학하기 전에 무작정 서울이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서울에 있는 누나를 믿고 단돈 2만원을 들고 서울로 올라갔다. 그리고 유명한 대학교를 다 탐방하려고 했지만 서울이 그렇게 크고 지하철타고 다니는게 그렇게 오래걸리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김 군은 “요즘도 정말 서울에 가고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고령은 고향이면서 ‘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보다 더 무섭다는 ‘정’은 진한 애정과 깊은 그리움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 세명의 학생들과 인터뷰를 끝내고 내려오는 길에 만난 한 학생이 고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땅 파면 유물이 나오는 고령, 전 고령이 좋아요!”

이보람 기자 lbr5224@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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