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도서부도 동아리입니다”

등록 2007-06-25 13:54

무학여고 도서동아리〈함초롬〉남지원, 김형경, 강소영 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무학여고 도서동아리〈함초롬〉남지원, 김형경, 강소영 양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동아리투어] 무학여고 도서동아리 ‘함초롬’
‘가지런하고 곱다’라는 순 우리말뜻인 무학여고 도서동아리 〈함초롬〉은 올해 65기 신입생을 받을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걸 이유로 우쭐대기 보단 해를 거듭할수록 동아리의 발전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2일 무학여고 도서관에서 김형경(고2, 의장), 남지원(고2, 홍보), 강소영(고1, 서기)양을 만나 동아리 운영에 관련된 사항을 들어보았다.

현재 〈함초롬〉은 3학년 6명, 2학년 5명, 1학년 7명 총 18명이 활동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학년별 정원을 6명으로 제한을 뒀지만, 올해부터는 많은 학생이 도서동아리 활동을 함께 좋을 것 같아 인원제한을 없앴다. 〈함초롬〉내에는 의장, 부의장, 대외협력홍보, 독서토론 주관자, 서기, 편집 및 회계 등 업무가 세분화 돼 있고 직속 선후배간 사이가 각별하다. 직책은 자발적 추천을 우선으로 하고, 편중될 경우 논의를 거쳐 배정한다.


‘곽과자’? 우린 내리사랑으로 통해요

보통 여고 동아리에는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매우 완강하다. 그래서 일부 학교에서는 후배가 매주 선배에게 과자나 선물을 사다 바치는 문화가 ‘전통’이란 이름 아래 이어오고 있다. 학교나 동아리가 생긴 지 오래된 학교일수록 더욱 심하다.

그러나 〈함초롬〉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오히려 ‘내리사랑’을 통해 선배들이 후배의 간식이나 시험 기출문제 등을 챙겨준다고 김형경(고2, 의장)양은 당당히 말한다.

“함초롬에는 흔히 상자에 든 비싼 과자를 사주는 ‘곽과자’전통이 없어요. 후배들 잘못한 일이 있어도 1번 화낼 일 3번 참고, 아직 부족하고 어리니깐 잘 챙겨줘야겠다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1학년 때가 가장 좋았어요.”

내리사랑으로 예쁨 받는 ‘함초롬’ 65기 신입생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내리사랑으로 예쁨 받는 ‘함초롬’ 65기 신입생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우리가 만들어가는 도서관 문화

〈함초롬〉은 도서동아리다 보니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동아리 활동을 한다. 서고 정리, 책 대출, 도서관 문화 조성 등 각자의 맡은 역할에 따라 일을 한다. 한편 올해는 축제가 있는 해라서 기말고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축제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지만, 이번 축제 주제는 ‘양귀비’, ‘클레오 파트라’ 등 소위 악녀라 불리는 역사적 인물을 다룬 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남지원(고2, 홍보)양은 “여고의 특성을 살려서 주제를 선정했어요. 책을 읽다 보니, 대부분 역사가들이 남자라서 여성의 모습을 안 좋게 표현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흥미나 관심을 갖는 부분은 아니기에 새로운 지식 전달 수준의 행사로 흐르지 않도록 기발한 아이디어가 요구된다.

이 밖에 축제가 없는 해에는 ‘책사랑 이벤트’를 진행해 일반 학생들의 도서관 활용도를 높이고, 독서문화를 형성한다. 이벤트는 일주일 정도 기간을 정해두고, 50여권의 책 속에 퀴즈를 숨겨놔, 맞추는 사람에게는 5천원짜리 도서문화상품권 10장, 문구교환상품권, 매점교환권(1천원) 등을 지급한다.

도서부가 무슨 동아리냐고요?

반면 〈함초롬〉은 도서부의 활동을 동아리로 인식하지 않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시각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다. 대다수 학교에 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도서동아리라고 하면 당연히 도서관을 유지, 관리해야 한다고 여기고 무시한다. 그래서 가방, 음식물 반입금지, 대출증 사진 가리지 않기 등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잘 따르지 않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도서관의 당당한 중인 학생, 도서관 문화 ‘함초롬’이 만들어가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도서관의 당당한 중인 학생, 도서관 문화 ‘함초롬’이 만들어가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김형경 양은 이러한 경험이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동아리 활동에 더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연극, 사진, 풍물 등 다른 동아리는 공연 등으로 활동이 드러나지만, 우린 축제 때 빼곤 도서관에 있으니 동아리로서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도서반이라면 “책 읽어?”, “왜 동아리야?”라는 반응이죠. 특히 학생들의 입장을 비교적 잘 이해해 주는 선생님조차도 동아리 활동을 안 좋게 생각하는걸 보고, 내가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한 많은 책을 접하고, 외부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사회를 보는 눈도 커졌다. 교과서에는 우리사회가 언제나 차별 없고 평등한 것처럼 그리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자신이 능동적으로 나서 바꾸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남지원 양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책이름만 들어도 어디에 꽂아야 할지 알게 됐다”고 웃으면서 무엇보다 내가 주도해서 만들어가는 동아리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사서교사와의 관계형성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공립학교의 경우 4년에 한번 교사가 바뀌므로 어떤 사서교사가 오느냐에 따라 동아리의 분위기나 활동방향도 달라지기 쉽다. 무학여고도 올해 새로운 선생님이 오신만큼 서로 잘 소통하려고 노력중이다.

아직 동아리 활동이 새롭기만 한 신입생 강소영 양은 축제를 잘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CA활동만 하면 학교생활이 그럭저럭 평범할 텐데, 〈함초롬〉하면서 외부활동도 하고 배우는 것도 많아서 좋아요. 선배들과 이번 축제 잘 준비해서 좋은 추억 남기도 싶어요”

이밖에 내리사랑 정착, 도서관 리모델링, 축제대박, 동아리 편견 없애기 등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함초롬〉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