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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엠피3·디엠비폰’ 혼자 놀기…사라져가는 ‘아날로그’ 놀이

등록 2006-10-29 20:11


1318 리포트

시대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청소년들이 쓰는 물건이나 가지고 다니는 소지품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기성세대가 길거리에 지나가는 청소년을 붙잡아 가방을 열어 본다면 처음 보는 물건들에 눈이 휘둥그래질지 모른다. 아니, 지하철만 타 봐도 청소년들이 어떤 제품들을 쓰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귀에는 저마다 이어폰을 꽂고 휴대폰이나 엠피3로 뭔가를 듣거나, 피엠피(PMP), 디엠비(DMB)폰으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시디(CD)나 테이프를 모으고 시디플레이어까지 들고 다녀야 하던 시절은 이제 옛 이야기일뿐이다. 엠피3 하나에 몇 백 곡의 음악을 담아 듣는다는 걸 어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또 디엠비 기능이나 카메라 기능, 라디오에프엠(FM) 기능 등이 있는 휴대폰으로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피엠피 하나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영화를 내려받아 볼 수 있다는 걸 예전에 상상이나 했을까?

청소년들이 애용하는 첨단 소품 가운데 학습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전자사전이 대표적이다. 두툼한 영어·불어·일본어·중국어사전, 이젠 필요 없다. 전자사전 하나만 있으면 이 모든 외국어 단어를 다 찾을 수 있다. 한 손으로 들기에도 무거운 사전을 두세 권씩 가방에 넣고 어깨가 축 쳐진 채 학교에 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다.

이들 첨단 소품들은 사용하기 편리하고, 휴대하기 간편하고, 디자인도 예쁜 게 공통점. 따라서 청소년들의 구매욕을 한껏 부추긴다. 또한 유행에 뒤쳐지지 않고,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청소년들은 이들 제품을 구하려고 안달한다. 때문에 용돈이 부족한 친구들은 하교 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까지 자신을 꾸밀 새 제품들을 사기 위한 용돈벌이에 나서기도 하다.

디지털 소품의 등장은 청소년 문화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옛날 같으면 운동장에서 공을 차거나 수다를 떨거나 했을텐데 요즘은 그런 광경을 찾기 힘들다. 대신 복도나 교정에 삼삼오오 모여 또는 나무그늘에 혼자 앉아 엠피3로 음악을 듣거나 또는 피엠피로 영화를 본다. 좋아하는 가수의 팬픽 파일을 휴대폰에 받아와서 읽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대화 주제도 대부분 연예인이나 텔레비전 드라마로 한정된다. 학생들간의 공통 분모가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다르고, 세대가 다른 만큼 좋아하는 소품도 다를 수밖에 없고,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번쯤은 이들 첨단 디지털 제품들이 우리의 의식을, 그리고 청소년 문화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학창 시절은 인생에 한 번 뿐인데, 친구들과 수많은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면서 날려버릴 수만은 없지 않을까?


글·사진 안신재/1318리포터, 서울 세화여중 3학년 dkstlswo03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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