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학업성취도 영어가 국어의 두배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국어 학업성취 수준이 영어에 견줘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이은영 의원(열린우리당)에게 낸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교육부가 실시한 ‘200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가운데 우수 학력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이 국어는 19.5%에 그친 반면, 영어는 46.6%나 됐다. 이는 영어를 잘하는 초등학생 비율이 국어를 잘하는 초등학생보다 갑절 이상 많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기초학력에도 못 미치는 학생 비율은 국어가 4.0%로, 영어(2.3%)보다 갑절 가까이 높았다. 학업성취 수준에서 기초학력 미달은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국어에서는 보통 학력 학생이 52.6%로 가장 많았으며, 기초학력에 해당하는 학생은 23.9%였다. 영어에서는 우수 학력 비율이 가장 높았고, 기초학력과 보통 학력이 각각 25.9%, 25.3%로 엇비슷했다.
우수 학력으로 평가된 학생의 비율은 2002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영어는 38.8%로, 국어(15.6%)보다 2.5배 가량 높았다. 2003년에는 국어 22.8%, 영어 33.1%로 격차가 약간 줄었으나, 2004년에 다시 2.4배 가량으로 확대됐다.
교육부가 이 의원에게 낸 ‘초·중·고교생의 해외어학연수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학생 수는 1만5362명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어학연수를 떠난 전체 학생 수(1만5181명)를 이미 넘어섰다.
이 의원은 “영어 공부에 퍼붓는 노력과 비용의 반의 반만이라도 국어 교육에 투자했다면 이런 상황이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어를 단지 여러 교과목 중의 하나로 인식하거나, 국어 교육에 필요한 시간 중 많은 시간을 영어와 수학에 할애하는 등의 파행적인 국어 교육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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