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업중앙회(www.ekra.or.kr) 게시판에 2월27일 올라온 의견이다.
식당주인들 “300만 종사자 심정은 오죽하겠냐” 성명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성추행 사건의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거대야당의 사무총장이 술자리에서 동석한 여기자를 성추행 사건에 대해 기자협회와 민언련 등 언론단체를 비롯해 여성단체·사회단체의 비판과 의원직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기자 성추행에 대한 ‘사과 발언’이 새로운 파장을 부르고 있다.
최 총장이 옆에 앉아 있던 여기자를 “뒤에서 껴앉고 거칠게 가슴을 만진” 뒤 ‘성추행’ 문제가 발생하자 동석한 기자들에게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한 데 대해, 음식업 종사자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28일 성명을 내어 최연희 의원의 해명을 강하게 비판하고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음식업중앙회는 성명에서 “최연희 의원이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하고도 해명하는 발언에서 식당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는 보도가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한다”며 “식당 주인은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가 어찌하여 국민의 선량으로 당선되었을까”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또 “식당 주인 보기를 그렇게 만만하게 했으니 종업원은 또 얼마나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겠는가”라며 최 총장의 ‘사과’가 음식업 종사자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말했다.
음식업주 “밤늦게까지 자존심 구겨가며 일하는데…음식업 주인인 줄 알았다라니”
“300만 음식업 종사자의 가족 심정은 오죽하겠냐”
음식업중앙회 허홍구 홍보국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늘만 해도 회원들의 전화가 쏟아져 2백통 넘게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중앙회에 전화를 건 음식업주 회원들은 “단체 명의로 소송을 해야 한다.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돈을 보내겠다”며 “당장 구속수사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고 허 국장은 말했다.
그는 “음식업 주인이 밤 늦게까지 일하면서 자존심을 구겨가면서 손님들에게 굽신거리며 일을 하는데 이번 발언은 이런 우리 음식업 주인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며 “음식점 주인에 대해서도 이 정도라면 종사자에 대해서는 더 무시하지 않았겠냐”고 되물었다.
허 국장은 “한나라당 대표는 이번 성추행에 대해 사과하면서 피해를 입은 고생하는 음식업주들의 자존심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어야 했다”며 “정치적 이용을 경계하지만 음식업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명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허 국장은 “극심한 업종 불황을 겪은 작년·재작년엔 우리 회원들이 ‘솥단지 시위’도 하고 했지만 이 문제는 그보다 더 성질나는 일”이라며 “일반인들도 ‘기자는 괜찮고 음식업주는 성추행해도 되냐’고 말하는데 음식업 종사자의 가족 심정은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허 국장은 한나라당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을 경우 오는 3,4월 전국 지부별로 개최될 지역 총회에서 규탄대회를 조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44만명의 회원으로 이뤄진 국내 음식업 종사자들의 최대 조직이다. 국내에는 음식업으로 허가받은 업소가 60만개 가량이고, 이 단체는 매출 규모에 따라 월 몇천원부터 몇만원까지 내는 회원 44만명으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음식업주는 60만명으로, 종사자와 가족까지 감안하면 300만명을 넘어선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 |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