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녁 무슨 일이…
최연희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24일 밤이다.
27일 동아일보와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동아일보 기자들은 24일 밤 8시께 서울 신문로의 한 음식점에서 상견례를 겸한 저녁식사를 했다. 한나라당 쪽에서는 박근혜 대표와 이규택 최고위원, 최 총장, 이계진 대변인 등 7명이 참석했고, 동아일보 쪽에서는 편집국장과 정치부장, 한나라당 출입기자 등 7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폭탄주’ 몇 잔과 식사를 마치고 나서 노래방 시설이 갖춰진 방으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갔다. 다만, 박 대표와 동아일보 편집국장은 이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래가 이어지던 중 갑자기 최 총장이 옆에 앉아 있던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거칠게 만졌고, 이 여기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항의하며 방을 뛰쳐나갔다.
최 총장은 그 자리에서 동아일보 다른 기자들에게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 미안하다”고 해명했으며, 이 최고위원 등 다른 당직자들도 그 자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사과했다.
박 대표도 다음날 저녁 피해를 입은 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를 듣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싶었다. 대신해 백배사죄 드린다”고 사과했으며, 편집국장에게도 “당 차원의 응분의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26일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최 총장에게서 경위를 들은 뒤, 모든 당직을 사퇴하겠다는 최 총장의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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