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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반성하는 모습 보이자”…수습 부심

등록 2006-02-28 11:45

한나라당은 28일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의원총회를 열어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등 파문 조기 수습에 부심했다.

이번 사건을 `국민의 지탄을 받을 일'로 규정, 엄정 대처를 강조한 박근혜 대표의 의지에 따라 최 전 총장이 전격 탈당하면서 사태가 형식적으로는 일단락된 만큼 자숙하는 분위기 속에서 엄격한 도덕기준 마련을 통한 대국민 신뢰회복 모색에 나선 것.

여기에는 최 전 총장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코앞에 닥친 5.31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전체 선거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나라당은 겉치레성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철저히 반성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박 대표는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오전 국회를 항의 방문한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등 여성계 대표 10여명과의 면담에서 "당 대표로서 이런 불미스런 일이 생긴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날에 이어 거듭 사과했다고 배석한 당직자가 전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비공개로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도 당의 분위기 쇄신과 정풍운동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의총후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의총에서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련의 의원들의 적절하지 못한 언행에 대해 깊이 자성을 했다"면서 "국민들께 다시 한번 한나라당 의원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원내대표는 "내부에는 더욱 더 엄격한 잣대로 도덕적 기준을 세욱 외부에는 좀더 관대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모든 사무를 대하는 그런 입장을 갖기로 결의했다"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신분을 망각하는 그 어떠한 비도덕적, 반인륜적 언행을 철저하게 앞으로 하지 않도록 저희들 스스로 자성을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일이 터지고 난 다음에 적절한 핑계를 둘러대서 음주 탓이라든가, 분위기 탓이라든가 그런 자기변명적인 글로 사태를 호도하거나 본질을 은폐하는 비도덕적인 언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엄격한 도덕적 규율 확립을 통한 자정운동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전날 개인성명을 통해 최 전 총장의 의원직 사퇴와 술자리 동석 당직자의 당직 사퇴를 촉구했던 진수희 의원은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국민이 납득할만한 책임을 져야 하고, 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국민이 우리당을 버리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엄정 대처를 촉구했다.

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더욱 엄격한 책임규정을 만들어 집행해야 한다"면서 "사건이 일어나면 의례적으로 하는 형식적인 `자정'이 아니라 뼛속깊이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의주 기자 yej@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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