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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쟁 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 두배 줄였다

등록 2020-10-23 11:39수정 2022-01-04 12:50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올 상반기 세계 CO₂ 배출량 16억t 줄어
전년대비 8.8%↓…2차대전 땐 8억t ↓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4월22일 아일랜드 더블린시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4월22일 아일랜드 더블린시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이 2차 세계대전 때보다 2배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미국·독일 연구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22일 세계 각국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코로나19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동안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억tCO₂(이산화탄소환산톤)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190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급감한 제2차 세계대전 때 8억tCO₂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2020년은 1∼6월까지 통계이다. 1∼8월까지는 15억t이다.
2020년은 1∼6월까지 통계이다. 1∼8월까지는 15억t이다.

연구팀은 국제연구그룹 ‘카본 모니터’를 통해, 세계 31개국의 전력생산 일일 자료와 416개 도시의 일일 교통량, 62개국의 일일 항공 이용객수와 비행거리, 월간 산업생산 자료, 206개국의 주거 냉난방 연료비 및 상업용 빌딩 배출량 등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주리우 중국 칭화대 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존 연구와 다른 점은 각국의 자료를 거의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수집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6월까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8%, 15억5100만tCO₂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감소 규모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컸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에 전년보다 7억9000만tCO₂ 줄었던 데 비하면 두 배가 넘는다.

국제연구그룹 ‘카본 모니터’가 올해 1∼8월 집계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이. ‘카본 모니터’ 누리집 갈무리
국제연구그룹 ‘카본 모니터’가 올해 1∼8월 집계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이. ‘카본 모니터’ 누리집 갈무리

논문 발표 이후의 ‘카본 모니터’ 자료를 보면, 1∼8월 동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9년에 비해 14억8150만tCO₂(-6.52%)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감소폭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제활동이 거의 회복되고 세계 다른 국가들도 봉쇄정책을 완화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

‘봉쇄령’ 4월에 감소폭 가장 커 16.9%

미국·유럽·인도·중국·일본 순으로 많아

육상교통 부문에서 전체 40% 줄어들어

“개인행동보다 에너지 시스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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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가장 크게 줄어

올해 상반기 일일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8840만tCO₂)도 2019년 같은 기간(9820만tCO₂)보다 10%가량 적었다. 일일 평균 배출량의 최대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봉쇄가 시행된 4월(-16.9%)에 발생했다. 일일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중국의 경우 2월 춘절에, 인도는 봄철 홀리축제, 미국과 유럽은 크리스마스(2019년) 때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봉쇄가 완화되면서 6월의 전력부문은 2019년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4월(-9.7%)에 비해 크게 회복됐다. 반면 6월 육상교통 부문의 감소율 15.2%로, 4월(-38.6%)과 5월(-32.6%)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복 추세가 둔했다.

미국 최대규모 감소

세계 주요 지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미국으로 6월까지 지난해에 비해 3억3830tCO₂(13.3%)가 감소했다. 유럽연합 27개국과 영국(-2억570만tCO₂, -12.7%)이 뒤를 이었고, 인도(-2억520만tCO₂, -15.4%), 중국(-1억8720만tCO₂, -3.7%), 일본(-4310만tCO₂, -7.5%), 러시아(-4050만tCO₂, -5.3%), 브라질(-2590만tCO₂, -12.0%) 순이었다.

중국은 연초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감했으나 3월 들어 봉쇄가 완화되면서 급격히 회복됐다. 1월에는 전년대비 18.4%까지 줄어들어 감소 추세가 3월까지 이어지다 4월부터는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서 5월에는 5.4%가 증가했다.

다른 국가들도 코로나19 봉쇄가 느슨해지면서 5월에 비해 6월의 감소폭이 크게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육상교통이 전체 감소량의 40% 차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는 주로 육상교통(-18.9%)과 국내(-35.8%) 및 국제(-52.4%) 항공 부문에서 발생했다. 배출량 감소가 가장 큰 부문은 육상교통으로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6억1330만tCO₂가 줄어들었다. 다음이 전력생산 부문(-3억4140만tCO₂, -22%), 산업부문(-2억6350만tCO₂, -17%) 순이었다. 항공부문(-2억80만tCO₂, -13%), 해상교통(-8910만tCO₂, -6%), 주택 부문(-4250만tCO₂, -3%) 등은 상대적으로 감소량이 적었다.

논문 공저자인 한스 요아킴 쉘렌후버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장은 "이산화탄소가 유례없이 감소했지만 사람들의 활동을 줄이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라며 "에너지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서 전향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의 행동은 분명 중요하지만 집중해야 할 것은 세계경제의 탄소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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