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강행처리에 항의해 의원직을 사퇴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 본청 앞에서 승용차에 올라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엿새 동안의 단식으로 꺼칠해진 정 대표의 눈가에 물기가 맺혀 있다.(왼쪽 사진) 4선의 중진인 천정배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정세균·천정배 의원직 사퇴서 제출
“민주주의 살리려 국민과 함께 투쟁”
“민주주의 살리려 국민과 함께 투쟁”
정세균(59·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사진 왼쪽) 민주당 대표와 천정배(55·경기 안산 단원갑·오른쪽) 의원이 24일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강행처리에 항의해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함세웅 신부 등 종교·언론인·시민단체 인사들은 이날 시국성명을 내어 “언론관련법 무효화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악법은 무효로, 부정투표와 불법 폭력에 의한 표결 처리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소중한 의원직을 버리고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의원직 사퇴와 함께 엿새 만에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4선의 중진인 천 의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엠비(MB) 언론악법 저지와 언론자유수호 특별위원장’으로서, ‘언론장악저지 대책위원장’으로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으로서 언론악법을 막아내야 할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았지만 원통하고 분하게도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의원직을 사퇴함으로써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한 민주당 의원은 전날 최문순 의원을 포함해 셋으로 늘어났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소속 의원 60여명이 의원직 사퇴서를 정 대표에게 제출하고 처리를 일임했다. 민주당 등 야 4당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국민선언 촛불문화제’를 열어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강행처리를 강력 규탄할 예정이다.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영숙 전 여성재단 이사장, 언론인 임재경씨 등 시민사회 주요 인사 90여명은 시국선언문을 내어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불법 날치기 처리한 미디어법의 내용 및 처리 과정은 어떤 방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회법 절차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점에서 당연히 무효”라고 주장했다. 연세대·성공회대 등 전국 11개 대학의 언론학 계열 대학생 231명도 이날 긴급 시국선언을 내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날치기 통과를 보면서 언론을 공부하는 대학생으로서 분노한다”며 “언론법 무효화를 위한 행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3차 투쟁 승리·언론악법 완전폐기 결의대회’를 열고 “언론법 무효”를 거듭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자정을 끝으로 나흘 동안 벌인 파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정애 이경미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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