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주변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 뒤 돌아온 대구가 지방선거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에 이어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박근혜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도 출마 채비를 갖췄다. 중량급 정치인들의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심’이 대구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홍 의원은 31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시장이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시정개혁과 시 산하 공공기관 개혁이다. 새롭게 전부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면서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대구로 내려온 유 변호사도 새달 1일 기자회견 형식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권영진 시장이 3선을 포기하면서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은 홍준표-김재원 양자대결 구도로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무소속 출마 전력자에게 경선에서 25% 감점하는 규정을 놓고 파열음이 난 것도 2020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 의원을 김 전 최고위원이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었고 감점 폭이 10%로 줄어들면서 양쪽의 갈등은 정리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 변호사 출마가 확실시되면서 대구시장 경선이 ‘박심’의 영향권 안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후보 간 신경전도 시작됐다. 홍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나 유영하 변호사 중 누가 더 상대하기 쉬운가’라는 질문에 “저는 상대방에 대해 인식도 하지 않고 고려도 하지 않는다. 제가 잘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변호사님은 탄핵 이후에 가장 측근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보호하고 또 대통령을 뒷바라지 해온 분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도 마음 아파 하실 것이고 또 대구 시민들도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하실 것”이라면서도 “결국에는 홍준표 의원님과 제가 양강 구도로 겨룰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