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23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면담한 결과를 설명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3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따로 만난 사실을 밝히며, 윤 당선자의 ‘깐부’(절친한 친구)를 차기 시장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권 시장은 23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윤석열 정부 시대를 대구 성공시대로 가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다음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호흡을 맞추어 가느냐, 누가 윤 당선자와 깐부인가, 누가 윤 당선자와 동지인가를 선택해야 대구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21일 윤 당선자와 따로 40분가량 면담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당선자께서 ‘대구·경북 덕분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굉장히 고마워하셨다. 대구는 윤 당선자의 두번째 고향이나 마찬가지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대구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셨다”며 “오는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걱정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0.7%포인트 득표차로 누르고 신승한 윤 당선자는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75.14%, 72.7%라는 전국 최고 득표율을 올렸다.
면담에서는 지난해 3월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자가 대구지검을 찾았을 때 꽃다발을 들고 찾아간 일화도 화제가 됐다고 한다. 권 시장은 “당시 (문재인 정권과 불화를 겪고 있던) 윤 당선자에게 꽃다발을 전하고 여당의 맹폭격을 받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윤 당선자에게 ‘당선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사람을 키우지 못했고, 윤 당선자가 혜성같이 떠오를 것이라고 봤다. 대구의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찾아갔다. 이런 당선자와의 관계가 대구 성공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는 홍준표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상황이다. 권 시장은 다음달 5일께 시장직을 사퇴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에 나선다.
권 시장은 “현직 시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첫번째다. 아직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정점을 찍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분이 코로나 대응으로 수고하고 있고, 한편으로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에 대구 공약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늦어도 다음달 5일 언저리에는 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24일 대구 달성군 집으로 입주할 것으로 보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맞이하러 나갈 계획이다. 그는 “대구시장으로서 박 전 대통령이 대구로 오시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에서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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