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에리카 김 “서울프라자호텔서 1999년 3월께”
“여권이나 출입국 기록 보면 알 수 있을 것”

`BBK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은 22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김씨가 처음 만난 시점이 BBK투자자문 설립 한달 전인 99년 3월께라고 주장했다.

에리카 김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가 (이 후보를) 만난 것은 99년보다 훨씬 이전이고 김경준이 (이 후보를) 만난 것은 99년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동생과 이 후보가 만난 장소는 서울 프라자호텔이고 3월쯤 으로 (만난 시점을) 알고 있다"면서 "이 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미국에 온 후 한국에 안들어갔다고 주장하는데, 내가 아는 바로는 그게 아니라 한국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후보 측이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라고 밝혀온 2000년 1월과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에리카 김은 주장의 근거로 "여권이나 공항 출입국 기록을 보면 (첫 만남의 시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에리카 김은 이어 전날 가족 기자회견에서 약속과 달리 공개하지 않았던 `이명박이 BBK 실소유주'라는 내용의 이른바 `이면계약서 진본'을 23일 저녁 자신의 어머니가 직접 가지고 귀국, 한국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본'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너무 소중한 증거가 파손되거나 탈취당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며 "변조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커서 (진본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다"고 주장했다.

“김경준 모친 내일 진본 갖고 귀국”
“이후보 같은 계약서 갖고 있을 것”

그는 이어 "(어머니가 진본을 갖고) 한국 날짜로 금요일 도착해서 (검찰에) 제출할 수 있다"며 항공편 예약까지 끝난 상태라고 설명한 뒤 `진본' 외에 다른 증빙 자료들도 자신의 모친이 가지고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리카 김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는 `이면계약서 진본'의 진위 논란과 관련, "사람이 사인한 필적이, 우리가 말하는 스캔을 한 사본이 아니라 진짜 사인한 내용이 있다"면서 "한국어로 된 것(계약서)은 진짜 도장이 찍혀 있어서 감정하거나 제3자가 봤을 때 모두 진본이라고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가 가진) 계약서의 내용에 `이 계약서 원본을 이명박씨 쪽도 1부씩 갖고 있다'고 돼있다"면서 이 후보 측도 같은 계약서를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약서의 내용에 대해 "계약서 4개를 총괄해보면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회사를 만들어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자본금을 갖고 운영하면서 허가받기 위해 하나하나 이용하게 하지만, 4개를 총괄해보면 본인들이 원하는 결론을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어져 있다"면서 "이 후보 본인이 BBK 소유자이고, 소유권이 LKe뱅크로 넘어가는 것이 첫번째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두번째 계약서는 LKe뱅크에서 3가지 계약서를 만들어 LKe뱅크가 EBK를 추가로 만들었는데, 그것을 하기 위해 abc(3개)로 계약서를 나눠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때는 다른 계약서처럼 보일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에리카 김은 한글판 이면계약서 1부의 내용에 대해 "이명박씨가 소유하고 있는 BBK 주식이란 내용이 씌어져있다"면서 "이 사건에서 내 동생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똑같은 범죄를 이명박씨도 저질렀다는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대표이사로 기재된 명함에 LKe뱅크뿐 아니라 BBK와 EBK의 회사명도 포함돼있는 것과 관련, 그는 "(명함을) 받은 사람이 많다. 이야기를 안 하는 것뿐"이라며 당시 해당 명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 후보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 후보 측이 김경준 측으로부터 협상을 제안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 후보에게 딜을 하자고 우리쪽에서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부인한 뒤 오히려 이 후보 측이 `딜'을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명박씨와 민사소송 과정에서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서 우리가 승소했는데 재판절차상 협의회의를 가져야 한다. 그 때 이명박씨 쪽도 왔고 우리도 갔다. 거기에서 이명박씨가 우리에게 제안을 한 내용이 있다"면서 "그쪽에서 자기들이 내 동생 문제를 해결해줄 테니 그것에 대해 딜을 하자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