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엔지생명의 ‘인터내셔널 그래듀이트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젊은 직원들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순화동 아이엔지생명센터 건물 앞에 모였다. 이 프로그램에 뽑힌 신입사원들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본사 및 세계 각지의 계열사에서 각종 교육을 받는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일터살펴보기] 아이엔지생명
일대일 맞춤설계 정착 가능케 한 ‘캔 두’ 정신 돋보여
전폭적인 인재육성 토대로 ‘종합자산관리 기업’ 도전 아이엔지(ING)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전통적 이미지를 깨고 시장 판도를 바꾼 회사다. 과거 보험상품이란, 중년의 여성 설계사들이 연고자들을 중심으로 한 불특정다수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야쿠르트’ 하면 ‘아줌마’가 떠오르 듯 보험시장도 성별 직종분리가 공고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엔지의 현장 영업조직은 남녀 성비가 8대2에 이를 정도로 남성 위주다. 보험모집 직종에서 남성들의 진출이 활발한 것은 에이아이지(AIG), 푸르덴셜 등 주요 외국계 생보사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아이엔지생명은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시장의 6.0%를 점유하며 삼성·대한·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인 업체다. 외국계 생보사로 국내시장 정착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1989년 설립 당시 이 회사는 ‘선진 보험상품과 서비스로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며 전문직 또는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영업조직을 꾸렸다. 말하자면 동네 빵집이나 서점 같은 데서도 일부 보험판매를 한 셈인데, 알음알음으로 파는 연고시장 성격이 강한 한국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1995년에는 1천여명에 이르던 직원과 보험설계사(파이낸셜 컨설턴트)를 300여명으로 줄이는 구조조정까지 겪어야 했다. 일반적으로 생보사들은 상품기획, 계리, 법무, 보상, 리스크관리 등을 맡는 본사조직과 일종의 개인사업자들인 설계사 또는 재무 컨설턴트로 구성된다. 아이엔지는 자체 교육과정을 통과한 대졸 이상 남녀들로 파이낸셜 컨설턴트를 꾸려 1대1 맞춤설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이후 회사가 내세운 광고문구가 ‘유어 파이낸셜 파트너 포 라이프’였다. 영업교육부의 가회철 부장은 “고객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옵션을 선택한다는 컨셉트는 혁신적이었다”며 “외환위기 직후 선보인 연금상품이나 종신보험상품 등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다”고 돌아봤다. 9천여명의 재무 컨설턴트와 1천여명의 본사직원으로 구성된 아이앤지 사람들에게 ‘조직문화의 특징’을 물어보면 대부분 ‘열정’을 꼽는다. 리제트 제이콥스 인재개발부장은 “캔두(CAN DO) 정신이야말로 아이엔지 그룹 고유의 문화”라고 말한다. 또 수평적 조직문화, 연공서열 대신 성과 중심 인사평가 및 승진제도 등 외국계 기업의 일반적인 특징이 아이엔지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컨대 올초 네덜란드에서 엠비에이(MBA)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김정열(36) 상무는 국내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젊은 임원이다. 또 합리적 토론을 좋아한다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기질도 뚜렷하다. 인사팀의 전지현 대리는 “외국인 상사들은 부하직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정말 자주한다”며 “아이엔지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창의적이면서도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귀띔했다. 외국계 생보사들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도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아이앤지생명의 경우, 파이낸셜 컨설턴트들에게 한달간 기초과정은 물론 영업일선에 배치된 뒤에도 연간 100여가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2001년부터는 ‘아이엔지 지식창고’라는 이(e)-러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재무 컨설턴트 및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판매 노하우, 종합자산관리, 부동산, 영어회화 등의 과목들을 개설해뒀다. 또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3주간 네덜란드에서 합숙을 진행하며 미래의 경영자들을 키우는 ‘인터내셔널 그레듀이트 프로그램’, 젊은 직원들이 세계 각지의 관계사에서 순환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글로벌 매니지먼트 프로그램’ 등 국외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근무혜택도 눈길을 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 상황과 회사매출의 가파른 성장에 따라 아이엔지생명은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올 파이낸셜 앤서스’라는 모토에 걸맞은 종합자산관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또 회사 관계자들은 “재무 컨설턴트나 본사 직원에 대한 타사의 스카우트 움직임이 활발해 대응책 마련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직문화에 끈끈함을 심는 것도 숙제다. 본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2박3일간 합숙교육을 진행하며, 외국인 임원들과 밤새 소주를 기울이는 자리를 새로 마련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잡코리아의 김훈혜 팀장은 “핵심인재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 현장의 자율권 존중 등은 외국계 생보사들의 뚜렷한 특징”이라며 “실패에 대한 부담과 책임이 그만큼 큰 것도 사실이지만, 젊은이들이라면 도전해볼만한 일터”라고 평가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전폭적인 인재육성 토대로 ‘종합자산관리 기업’ 도전 아이엔지(ING)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전통적 이미지를 깨고 시장 판도를 바꾼 회사다. 과거 보험상품이란, 중년의 여성 설계사들이 연고자들을 중심으로 한 불특정다수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야쿠르트’ 하면 ‘아줌마’가 떠오르 듯 보험시장도 성별 직종분리가 공고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엔지의 현장 영업조직은 남녀 성비가 8대2에 이를 정도로 남성 위주다. 보험모집 직종에서 남성들의 진출이 활발한 것은 에이아이지(AIG), 푸르덴셜 등 주요 외국계 생보사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아이엔지생명은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시장의 6.0%를 점유하며 삼성·대한·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인 업체다. 외국계 생보사로 국내시장 정착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1989년 설립 당시 이 회사는 ‘선진 보험상품과 서비스로 한국시장을 공략’한다며 전문직 또는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영업조직을 꾸렸다. 말하자면 동네 빵집이나 서점 같은 데서도 일부 보험판매를 한 셈인데, 알음알음으로 파는 연고시장 성격이 강한 한국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1995년에는 1천여명에 이르던 직원과 보험설계사(파이낸셜 컨설턴트)를 300여명으로 줄이는 구조조정까지 겪어야 했다. 일반적으로 생보사들은 상품기획, 계리, 법무, 보상, 리스크관리 등을 맡는 본사조직과 일종의 개인사업자들인 설계사 또는 재무 컨설턴트로 구성된다. 아이엔지는 자체 교육과정을 통과한 대졸 이상 남녀들로 파이낸셜 컨설턴트를 꾸려 1대1 맞춤설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이후 회사가 내세운 광고문구가 ‘유어 파이낸셜 파트너 포 라이프’였다. 영업교육부의 가회철 부장은 “고객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옵션을 선택한다는 컨셉트는 혁신적이었다”며 “외환위기 직후 선보인 연금상품이나 종신보험상품 등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다”고 돌아봤다. 9천여명의 재무 컨설턴트와 1천여명의 본사직원으로 구성된 아이앤지 사람들에게 ‘조직문화의 특징’을 물어보면 대부분 ‘열정’을 꼽는다. 리제트 제이콥스 인재개발부장은 “캔두(CAN DO) 정신이야말로 아이엔지 그룹 고유의 문화”라고 말한다. 또 수평적 조직문화, 연공서열 대신 성과 중심 인사평가 및 승진제도 등 외국계 기업의 일반적인 특징이 아이엔지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컨대 올초 네덜란드에서 엠비에이(MBA)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김정열(36) 상무는 국내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젊은 임원이다. 또 합리적 토론을 좋아한다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기질도 뚜렷하다. 인사팀의 전지현 대리는 “외국인 상사들은 부하직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정말 자주한다”며 “아이엔지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창의적이면서도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귀띔했다. 외국계 생보사들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도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아이앤지생명의 경우, 파이낸셜 컨설턴트들에게 한달간 기초과정은 물론 영업일선에 배치된 뒤에도 연간 100여가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2001년부터는 ‘아이엔지 지식창고’라는 이(e)-러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재무 컨설턴트 및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판매 노하우, 종합자산관리, 부동산, 영어회화 등의 과목들을 개설해뒀다. 또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3주간 네덜란드에서 합숙을 진행하며 미래의 경영자들을 키우는 ‘인터내셔널 그레듀이트 프로그램’, 젊은 직원들이 세계 각지의 관계사에서 순환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글로벌 매니지먼트 프로그램’ 등 국외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근무혜택도 눈길을 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 상황과 회사매출의 가파른 성장에 따라 아이엔지생명은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올 파이낸셜 앤서스’라는 모토에 걸맞은 종합자산관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또 회사 관계자들은 “재무 컨설턴트나 본사 직원에 대한 타사의 스카우트 움직임이 활발해 대응책 마련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직문화에 끈끈함을 심는 것도 숙제다. 본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2박3일간 합숙교육을 진행하며, 외국인 임원들과 밤새 소주를 기울이는 자리를 새로 마련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잡코리아의 김훈혜 팀장은 “핵심인재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 현장의 자율권 존중 등은 외국계 생보사들의 뚜렷한 특징”이라며 “실패에 대한 부담과 책임이 그만큼 큰 것도 사실이지만, 젊은이들이라면 도전해볼만한 일터”라고 평가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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