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릉동 다운복지관에 있는 장애 어린이들이 지난 10월 2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에어쇼 2007’ 엘아지넥스원 홍보 부스에서 휴대용 열추적 미사일 ‘신궁’의 모의 교전기를 체험하고 있다. 엘아이지 넥스원 직원들은 사내 자치조직 엔보드를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엘아지넥스원 제공.
[일터살펴보기] LIG넥스원
“나는 매일아침 출근합니다. 애국하러.”
얼마전 엘아이지(LIG)넥스원이 만든 사내 광고의 카피 문구다. 엘아이지넥스원쪽 관계자들은 이 문구가 100% 토종 방위산업체인 자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해 세종대왕함 등 한국형 구축함에 배치한 함대함 미사일 ‘해성’,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휴대용 열추적 미사일 ‘신궁’ 등 국가를 지키는 무기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이 듬뿍 담겨 있는 말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엘아이지넥스원은 오랜 역사를 가진 방위산업체다. 지난 1976년 ‘자주국방’을 기치로 설립돼 현재까지 감시·정찰과 정밀타격 분야의 전자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모회사 LG이노텍에서 방위산업 부분이 독립해 넥스원퓨처로 새출범했으며 올해 1월 구자원 LIG넥스원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엘아이지넥스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15일 찾은 회사의 분위기는 갖 새로 생긴 회사 마냥 젊은 기운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4400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6500억원(예상치)으로 뛰어오르고 회사가 의욕적으로 새 사업을 찾아나선 덕분에 2년 전부터 신입사원들이 대거 입사했기 때문이다. 회사에 들어서기 전에는 군 간부 출신도 많이 일하고 있는 회사인 만큼 엄격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흐를 것으로 생각됐지만 청바지를 입고 일하는 직원들도 흔히 보일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연구 개발 지원과 국내·해외 마케팅 등이 주 업무인 만큼 회사 내의 분위기는 밖에서 생각하는 식으로 경직돼 있지 않습니다. 도리어 일반 회사보다 더 창의적으로 일할 것을 요구받지요.” 박찬수 업무지원팀장은 사내의 ‘열정적인 조직문화’를 자랑했다. 회사의 슬로건도 ‘대한민국을 지키는 열정’이다. 사내 조직문화 활성화를 담당하는 직원 자치조직 ‘엔보드’의 의장인 한태민 과장은 “직원들이 수시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열린 경영구조가 젊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원 직원들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사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낼 수 있으며 사장도 직접 공들여 쓴 답변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엘아이지넥스원은 특히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투자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전체 직원 2077명 중 799명으로 37.5%를 차지하고, 연구개발 인력 중에서도 323명(42%)이 석·박사다. 연구원들이 출신 대학을 직접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가지는 ‘랩 투어’ 방식을 통해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채용까지 포함하면 연구인력이 전체의 47%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연구소는 용인에 있으며 서울 각지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2012년 초에 서울에서 더 가까운 판교로 본사와 연구소가 합쳐져 옮길 예정이다. 서울 강남에 있는 본사에는 2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생산본부가 있는 구미와 평택 생산 공장에 1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사내 보안이 철저하다는 것은 불편한 점이다.
군 기무사령부가 1년에 1~2차례 사내 전화에 외부도청 여부를 탐지하기 위한 대도청 탐색을 실시하며 사내 이메일은 보안팀에 의해 모니터링 된다. 회사 내에선 포털 등 사설 메일을 쓸 수도 없고, 유에스비(USB) 메모리 또한 보안팀의 승인을 받은 것만 사용이 가능하다. 그 외의 메모리는 아예 컴퓨터에서 인식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개인적인 용무를 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입사 때 각종 비밀유지 서약서에 몇번이나 서명을 해야 하며 회사를 그만 둔 뒤에도 한동안은 경쟁 회사 등에 취직하기가 불가능하다. 방위산업체는 국방비에서 정해진 예산 안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거나 ‘대박’을 터뜨릴 일이 거의 없는 ‘심심한’ 사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넥스원은 무기의 해외 수출과 위치추적 기술 등을 이용한 민간용 제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었다. 김지찬 전략기획담당 이사는 “전자팔찌를 찬 사람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헬스케어 제품 등을 앞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위산업체는 현재 80여개 정도가 있으며 최근까지 대부분의 업체가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국방비 증가에 따라 넥스원을 비롯해 한국항공우주산업,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로템 등 상당한 규모와 매출을 보이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신현만 커리어캐어 대표는 “정부에서 안정적으로 물량을 발주하고 수출도 꽤 잘 되고 있어서 채용시장에서 방산업체의 인기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사에 가까운 고용안정성 등은 매력적이지만 연봉이 매우 높거나 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넥스원의 대졸초임 연봉은 일반직인 3200만원, 연구개발 인력이 3300만원 수준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군 기무사령부가 1년에 1~2차례 사내 전화에 외부도청 여부를 탐지하기 위한 대도청 탐색을 실시하며 사내 이메일은 보안팀에 의해 모니터링 된다. 회사 내에선 포털 등 사설 메일을 쓸 수도 없고, 유에스비(USB) 메모리 또한 보안팀의 승인을 받은 것만 사용이 가능하다. 그 외의 메모리는 아예 컴퓨터에서 인식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개인적인 용무를 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입사 때 각종 비밀유지 서약서에 몇번이나 서명을 해야 하며 회사를 그만 둔 뒤에도 한동안은 경쟁 회사 등에 취직하기가 불가능하다. 방위산업체는 국방비에서 정해진 예산 안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거나 ‘대박’을 터뜨릴 일이 거의 없는 ‘심심한’ 사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넥스원은 무기의 해외 수출과 위치추적 기술 등을 이용한 민간용 제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었다. 김지찬 전략기획담당 이사는 “전자팔찌를 찬 사람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헬스케어 제품 등을 앞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위산업체는 현재 80여개 정도가 있으며 최근까지 대부분의 업체가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국방비 증가에 따라 넥스원을 비롯해 한국항공우주산업,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로템 등 상당한 규모와 매출을 보이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신현만 커리어캐어 대표는 “정부에서 안정적으로 물량을 발주하고 수출도 꽤 잘 되고 있어서 채용시장에서 방산업체의 인기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사에 가까운 고용안정성 등은 매력적이지만 연봉이 매우 높거나 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넥스원의 대졸초임 연봉은 일반직인 3200만원, 연구개발 인력이 3300만원 수준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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