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0.75%p 인하
중국도 큰 손실 발표에 휘청
주요 증시 순환폭락 악순환
IMF 총재 “심각한 상황”
중국도 큰 손실 발표에 휘청
주요 증시 순환폭락 악순환
IMF 총재 “심각한 상황”
세계 주식시장이 동반 폭락하며 공황상태에 빠졌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장중 1600선이 무너지는 등 폭락을 거듭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는 22일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0.75%포인트 내리는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오전(현지시각) 뉴욕증시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연준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도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가 22일 오전에 1.5~2.5% 떨어지며 세계 증시에 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연준은 이날 예고 없이 낸 공개시장위원회 성명에서 4.25%인 은행간 단기대출 기준금리를 3.5%로 0.7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23년여 만에 최대폭이다. 연준은 시중은행에 꿔주는 자금 이자율인 재할인율도 4.75%에서 4.0%로 인하했다.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조정하려던 연준이 공개시장위 회기가 아닌 때 긴급 결정을 내린 것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유럽 증시는 급락세로 출발했다가 연준 발표 뒤 주요지수들이 반등했다.
이에 앞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4.54(4.43%) 떨어진 1609.02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5월 수준으로 되밀렸다. 장중 한때 16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오후 1시25분께 선물가격이 급락해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역시 사이드카가 발동했던 코스닥도 전날보다 5.69% 내린 614.80으로 마감됐다. 이날 두 시장을 합쳐 전일 대비 41조8323억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으며, 지난해 말에 견주면 154조5735억원이 줄어들었다.
아시아 증시도 곤두박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5.65%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22% 하락하며 5개월 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국내 중국펀드들이 주로 투자하는 홍콩 에이치(H)지수는 12.0%나 하락했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장 초반 12% 이상 폭락하며 거래 중단 사태까지 일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9.7%)를 비롯해 중동 증시도 폭락했다. 특히 그동안 ‘서브프라임 무풍지대’로 여겨지던 중국까지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세계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이르고 있다.
유럽 증시는 21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SE)100지수가 1983년 지수 도입 이래 최대폭인 5.48%, 독일증시(DAX)지수도 7.16% 떨어지면서 올해 세계 증시가 7조3천억달러(약 6964조원)의 가치 손실을 보는 데 기여했다.
오석태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주식시장 동반 급락은 전세계 실물경제가 미국을 따라 동반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인식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1일 “상황이 심각하다”며 미국 경기 둔화의 세계 전파 가능성을 경고했다. 증권가 ‘큰손’인 조지 소로스는 “전세계가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본영 안선희 양선아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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