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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호가 올리거나 매물 회수하거나…새 정부 출범 앞두고 들썩이는 시장

등록 2022-04-07 14:48수정 2022-04-08 02:45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
서울 아파트값 11주 만에 하락세 멈추고 보합
인수위, 규제완화 발표 이후 가격 불안 이어져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1월 말부터 하향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11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전환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등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잇딴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이 나오면서 새정부 출범 전부터 주택시장이 불안해지는 양상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 1월24일부터 이어진 10주간의 하락을 멈추고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각각 0.02%로 오름폭이 커졌고, 3주간 보합을 이어온 송파구는 금주 0.01%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31일 인수위가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을 밝힌 이후 보유세를 줄이려는 다주택자의 문의가 늘고 일부 매물도 나왔지만 대부분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특히 송파 잠실 주공5단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는 호가를 5천만~2억원 이상 올리거나 규제 완화 기대감에 내놨던 매물을 회수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추진 기대감으로 양천구의 아파트값도 이번주 보합으로 전환됐고, 동작·광진구 아파트값도 하락을 멈췄다. 특히 용산구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0.02% 올라 지난주(0.01%)에 이어 2주 연속 상승했다.

시장에선 최근 인수위가 부동산 규제 완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인수위는 최근 부동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임대차3법 폐지·조정,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간 면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면제는 현 정부에서 손대지 않을 경우 5월 새정부 출범 즉시 소득세법 시행령을 고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가 시행되면 매물이 더 늘겠지만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강남권보다는 양도차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강남권과 서울 이외의 수도권 매물이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집값이 강세인 곳은 수요가 줄지 않으면서 값이 더 오르고 약세인 곳은 매물이 늘어나면서 좀더 내리는 등 ‘집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새 정부 출범 뒤 재건축 규제 완화, 부동산 보유세 개편 등의 폭과 속도에 따라 집값이 출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면제는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하는 효과가 있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기는 반작용이 있어 전반적으로 집값에는 영향이 적은 편”이라며 “재건축 규제 완화, 부동산 세제 개편, 250만호 공급 등 새정부 정책의 청사진과 시간표가 나올 때까지는 주택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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