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한때 1600원 가까이 오르고 코스피지수가 장중 1000선 아래로 무너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친 3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외환거래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나흘 만에 달러당 1550원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의 악재들이 잇따라 불거져 환율은 널뛰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90원이 떨어진 155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9.70원이 급등한 159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한때 1594원까지 상승해 1600원선을 위협했다. 전날 미국 최대 보험사인 에이아이지(AIG)의 대규모 손실 발표로 다우지수 7000선이 무너진 영향이 컸다. 이에 당국은 장 초반부터 달러를 내다 팔면서 1600원대 진입을 막았고, 이후 지속적인 개입으로 환율 하락을 유도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정부가 꾸준히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그동안 달러를 사들였던 역외세력들도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았고, 수출업체들의 매도 물량도 나와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도 “하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기 전에는 환율이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2월4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000선 아래로 내려갔으나, 환율 하락 반전에 힘입어 전날보다 6.76(0.66%) 상승한 1025.7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59(0.55%) 떨어진 347.76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날 미국과 유럽증시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개인과 외국인들이 무더기 ‘팔자’ 공세로 1000선이 무너졌으나 오후 들어 환율이 내려가고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의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102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에서 1954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해, 거래일 기준으로 16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