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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약발 안듣는 경기부양책

등록 2009-03-03 19:49수정 2009-03-03 19:50

12년 만에 다우지수 7000선이 무너진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거래인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욕/AP 연합
12년 만에 다우지수 7000선이 무너진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거래인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욕/AP 연합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오히려 경기를 반짝 회복시켰다가 다시 침체에 빠뜨리는 ‘더블 딥’(이중침체) 현상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점점 정부의 재정 지원에 중독되고 있으며 지원이 끊기면 다시 경기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전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셰릴 킹은 “미국 경기부양책의 집행이 상당 부분 마무리되는 2010년이 되면 또다시 경기침체의 유령이 떠돌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예가 1500억달러 구제금융을 받고도 또다시 300억 달러를 지원받은 ‘밑 빠진 독’ 에이아이지(AIG)로, 월가 투자자들은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에 주식을 팔아치우기 바쁘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올해 말 미국의 실업률은 10%, 집값은 10~15%, 주가지수는 20% 떨어질 것이란 비관적 예측도 나온다.

더블 딥이 우려되는 배경엔 소비둔화 현상이 꼽힌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소비가 떠받치는 구조임에도, 미국인들은 불안정한 경제 전망 탓에 소비 대신 저축을 계속 늘리고 있다. 소비가 늘지 않으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늦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위팅은 “소비가 감소하면 경기 후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방 정부의 엄청난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은행들이 정작 대출은 꺼리는 것도 문제다. 미 정부의 지난 1월 조사에서, 은행의 60%는 대출 규모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0월에 견줘 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도 최근 연례 투자보고서에서 “대기업들이 연방정부에 의존적으로 변해가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정부 도움이란 젖꼭지를 떼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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