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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12년 전으로…“이미 공황 접어들었을 수도”

등록 2009-03-03 19:51수정 2009-03-04 01:14

악순환에 빠진 경제
악순환에 빠진 경제
AIG 손실 발표에 4.2% 폭락…1996년 이후 최저
실업률 7.6%…상업용부동산 부실 폭발 전망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2일(현지시각) 4.2% 추락한 6763.29로 장을 마쳤다. 심리적 저지선인 7천선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199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2% 하락했다.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이 증시를 한없이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경제는, 금융위기로 가속화한 실물경제의 침체가 다시 금융권의 부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의 덫에 빠져 있다. 어두운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가 2조달러(약 3100조원)가 넘는 구제금융을 쏟아부었지만, 금융권의 부실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에이아이지에 이미 1500억달러를 쏟아부은 연방정부는 1일 추가로 3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해 277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씨티그룹을 국유화하기로 결정한 지 사흘 만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도 이번 구제금융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조달러의 손실을 처리한 미 금융권은 앞으로도 1~2조달러의 부실을 털어내야 한다.

금융위기에 가장 상처를 덜 입은 은행으로 평가돼 온 유럽 최대은행 에이치에스비시(HSBC)마저 2일 77억달러의 자본 수혈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충격을 키웠다.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금융권이 힘겹게 손실을 처리하는 사이, 심각한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가계의 대출상환 능력은 줄어들고 있다. 또 판매가 급감한 기업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채무불이행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에이아이지가 4분기 50억달러에 이르는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을 처리했다고 밝혀, 주택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이 금융대란의 새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힘을 얻고 있다.

기업들은 잇따라 지난해 4분기(10~12월) 최악의 실적을 내놓고 있다. 북미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노르텔은 21억4천만달러의 손실을 보고했고, 전세계 반도체 판매도 29%나 하락했다. 실물경제의 회복은 빨라야 올 4분기에나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어서 기업들의 영업손실 행렬은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실적의 반영인 주가를 끌어내리는 동시에, 기업에 돈을 대준 금융권의 부실을 확대시키게 된다.

초우량 기업들조차 배당을 줄이면서 투자자들의 의욕은 바닥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를 인용해 “미국 투자가들은 배당금 삭감으로 1938년 이후 최악의 해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이치에스비시를 비롯해 제너널일렉트릭(GE), 제이피모건 등은 최근 잇따라 배당금을 대폭 삭감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지난 4분기 -6.2% 성장률을 기록했다. 7.6%로 치솟은 실업률은 두자릿수를 향해 치닫고 있다. 피터 모리시 메릴랜드대 경영학 교수는 <에이피>(AP) 통신에 “우리는 이미 공황에 빠져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길고 깊어질수록 금융권의 부실도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다. 조기에 금융불안을 털어낼 수 있다는 신호를 찾을 수 없는 공포의 악순환이 끝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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