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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론스타 몸통’ 무더기 기각, 검찰 “왜? 누굴 위해?” 격앙

등록 2006-11-03 19:32수정 2006-11-03 22:10

‘론스타 사건’ 피의자 3명에 대한 구속·체포영장이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정상명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굳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수 중수부장, 채동욱 수사기획관, 정상명 검찰총장. 연합뉴스
‘론스타 사건’ 피의자 3명에 대한 구속·체포영장이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정상명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굳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수 중수부장, 채동욱 수사기획관, 정상명 검찰총장. 연합뉴스
“주가조작 어렵게 밝혔는데…코미디 같다”
법원 “유회장 구속수사할 이유 없어 기각”
신병 확보못해 인수과정 추궁 어려워질듯

유회원(56) 론스타 코리아 대표 등의 영장이 기각된 3일 박영수(54))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회견 도중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려는 듯 몇 차례 말을 쉬기도 했다.

검찰 “더 못 참겠다”=대검 청사는 이날 오전부터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새벽 유씨 등의 영장이 기각됐다는 보고를 받은 정상명 검찰총장은 오전 10시께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박 중수부장과 채동욱 수사기획관, 최재경 중수부 1과장, 오광수 중수부 2과장 등을 포함한 수사팀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검찰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유씨의 사전 구속영장과 미국 론스타 본사의 엘리스 쇼트(46) 부회장, 마이클 톰슨(45) 법률 담당 이사의 체포영장을 그대로 재청구하기로 결정했다. 채 기획관은 “결코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며 아주 신중히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법원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채 기획관은 “‘왜, 누구를 위해서 영장을 기각했느냐’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론스타 관련 의혹이) 제대로 규명이 안 되면 법원이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정말 기가 막히고, 코미디 같다”는 말도 했다. 검찰은 쇼트 부회장과 톰슨 이사에게 오는 8일 검찰에 나오라고 다시 통보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맡았던 최 과장은 “론스타가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주가조작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데, 한국에서 그런 행위를 한 것을 검찰이 어렵게 밝혀냈다”며 “론스타가 우리 사법제도를 얕보고 장난친 게 아닌가 하는 소박한 정의감을 갖고 수사했는데, 영장 기각은 충격이고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법원 “감정적 대응 말라”=이효제 서울중앙지법 공보관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수사 관계자들이 헌법과 법률에 규정한 각자의 역할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을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공식적인 견해를 밝혔다. 영장을 기각한 민병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외환카드 합병 과정에서 론스타 쪽의 위계가 있었음을 검찰이 잘 밝혀낸 것은 훌륭했다”며 “하지만 그것과 이 시점에서 유씨의 구속이 필요하다는 것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그는 ‘영장 기각에 대한 불복제도를 검토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영장 기각에 대한 항고 제도는 법무부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불구속 수사를 해도 되고 구속이 처벌은 아니라는 견해 때문에 도입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유씨를 구속한 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과 관련된 ‘자백’을 받아내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사건의 본체와 다른 건으로 구속하려는 것은 수사권 남용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검찰이 유씨를 구속하고 론스타 수사의 본체라고 말하는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의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한 진술을 얻어내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이럴 경우 유씨의 영장은 당연히 기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론스타 수사 차질 불가피=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날 저녁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에게 “론스타 수사의 앞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론스타 수사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음을 내비친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유씨는 외환은행 인수에 직접 간여한 론스타의 인수팀장”이라며 “구속이 되면 외환은행 인수 때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인수 과정의 실체는 뭔지 등 유씨를 더 철저히 수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변양호(52)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이날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변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채 기획관은 “유씨와 변씨한테는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관련해 추궁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황상철 이순혁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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