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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3월 22일 잠깐 독서

등록 2008-03-21 18:33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 환경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발전론’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과학기술 발달시켜 경제발전 이룩하자.’

우리에게도 이 주장은 낯설지 않다. 아니 환경운동이 힘을 얻고 있는 요즘도 이런 주장에 대한 성찰이 깊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지은이가 이런 주장이 태어나게 된 배경을 ‘환경사적으로’ 살피고 있다. 지은이는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을 신봉하는 분위기를 근대 유럽에서 찾는다. 근대 유럽은 먹고살기 쉽지 않았다. 기후상으로 소빙하기로 연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2도 가량 낮았다. 건조하고 날씨가 자주 바뀌는 탓에 농사가 잘되지 않았다. 유럽인들은 비유럽지역을 침략해 자원을 약탈하는 생존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식민지들이 유럽에서 멀었으므로, 식량을 식민지에서 곧바로 조달할 수는 없었다. 식민지에서 빼앗은 원료를 가공해서 전세계에 내다판 돈으로 치부하는 전략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를 포함해 세계대전 뒤 독립한 나라들도 근대 유럽의 생존전략을 답습했다. 차이점은 식민지가 없으므로, 자기 땅의 환경을 파괴했다는 점 정도다. 그렇다면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지금 우리의 생존전략은 타당한가? 지은이는 ‘아니다’고 말한다. 해답은 무엇일까? 책 끄트머리에 우리의 전통을 다시 보자고 살짝 언질을 준다. 이진아 지음/책장·1만1000원.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 ‘회상’이 만드는 내면의 기억



〈문학적 기억의 탄생〉
〈문학적 기억의 탄생〉
〈문학적 기억의 탄생〉

“인간은 기억을 위해 산다.” 〈문학적 기억의 탄생〉의 저자 변학수 경북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원시인들의 토템, 전승비나 추모비, 후세에 이름을 남기고자 하는 온갖 노력들이 그 증거다. 역사와 문학은 기억을 향한 인간의 그런 열정과 집착의 산물이다. 하지만 ‘역사적 기억’과 ‘문학적 기억’은 서로 다르다. 변 교수는 ‘(과거의 어떤 것을) 단순히 되불러 오는 것’에서 역사적 기억의 특징을 찾는다. 이에 반해 문학적 기억은 치환과 변형, 왜곡과 가치전도의 과정을 거쳐 ‘새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역사적 기억이 ‘공적이고 정당화된 집단의 기억’인 것에 반해, 문학적 기억은 ‘공인되지 않은 내면적인 개인의 기억’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문학적 기억의 탄생’이란, 역사적 기억의 공론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버려진 기억들이 치환과 변형, 왜곡과 가치전도를 수반하는 ‘회상’의 과정을 겪으며 재구성되어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복권되는 과정을 뜻한다. 또 〈문학치료〉 등의 저서에서 문학을 통한 치유와 회복 과정에 주목했던 저자는 “직업 작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서술을 전개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며 문학적 기억에 의미를 부여한다. 녹록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소설·시·동화·신화·영화·음악 등 다양한 문화 장르 속 사례들이 이해를 돕는다. 변학수 지음/열린책들·1만4500원.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 일상속에서 찾는 반신자유주의 동력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

“소수의 자영 고용주를 제외하면 상당수의 자영업인은 정규직 임금 노동자들보다도 처지가 못하고 그 가운데 하위 30퍼센트는 비정규직보다도 상황이 나쁘다··· 자영업인들은 고도로 발전한 도시 형태 사회로 바뀐 한국 사회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도시연대의 주요한 구성주체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언론인 손석춘씨가 이끄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다섯번째 책인 〈…희망의 조건〉은 ‘상위 10%만을 위한 시장국가에서 하위 90%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부제가 문제 의식을 요약한다. 책은 한국 사회의 진보 세력이 ‘대안 부족’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세계화로 피폐화된 사람들의 일상에서 ‘실현 주체’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일례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기여율이 45%를 넘는 정보기술(IT) 분야의 노동자들은 주당 평균 58시간이나 근무하지만,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는 경우는 8%에 불과하다. 취업 경쟁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중·고생만큼이나 많은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 저자들은 양극화에서 소외된 이들 모두가 연대해 반신자유주의 연대투쟁의 핵심 동력이어야 한다며, 기능적 정책 구상보다는 사회운동의 대중적 기반 확대가, 다수 국민의 이해관계의 공통점을 찾아 국민적 의제로 세워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시대의 창·1만6000원.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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