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사회〉
■ 상위 1%를 위해 99%가 희생하는 현실
〈승자독식사회〉
1997년 〈이긴 자가 모두 가지는 사회〉라는 책이 출간됐다. 1995년 ‘승자독식’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The Winner-Take-All Society〉를 번역한 책이었다. 하지만 책은 원서의 큰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조용히 절판됐고, 출판사도 문을 닫았다. 〈The Winner…〉가 〈승자독식사회〉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경쟁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 비용은 점점 더 늘어나는데 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점점 더 줄어드는 걸까? 그건 ‘1995년의 미국’은 물론 ‘지금 전세계’가 바로 승리한 소수에게 부와 명예를 몰아주는 ‘승자독식사회’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경쟁에 뛰어들 수 있지만 아무나 이길 수는 없는 경쟁’에서 승리한 1%의 톱스타, 최고경영자, 변호사의 천문학적인 몸값을 지탱하기 위해 경쟁에서 진 99%는 정규직에서 밀려나고 중산층에서도 밀려나고 있다. 〈이코노믹 싱킹〉의 저자이기도 한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은 이 기형적이고 위험한 사회가 어떻게 해서 가능해졌는지 설명한다. 더불어 이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역시 풍부한 사례와 이해하기 쉬운 논리를 통해 제시한다. 권영경·김양미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적 인간’
〈뇌의 왈츠-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박〉
따지고 보면 음악은 인간사의 일부다. 원시인 유적지에선 뼈로 만든 피리가 발굴되고, 음악 없는 결혼식은 상상할 수 없다. 낭만적인 저녁식사의 배경엔 로맨틱한 선율이 깔리고, 기분 좋을 땐 콧노래가 흘러나오니, 음악은 인간의 ‘본능’인 셈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음악적 취향은 제각각이고, 10대 때 들었던 음악은 평생 머릿 속에 각인된다. 멜로디가 귓가에 맴돌 때, 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유명 음악프로듀서 출신 과학자인 지은이는 그동안 감성의 영역으로 분류되던 음악을 뇌과학으로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좌뇌는 감성, 우뇌는 이성’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부정된다. 음악에 집중할 때, 뇌는 양쪽 모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은이는 또 음악적 창조력이 인간의 진화에 중요한 구실을 했다고 말한다. 음악은 배우자가 될 이성에게 자신이 얼마나 지적·성적으로 매력 있는 상대인지를 강조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였다는 주장이다. 지은이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음악적인 존재라는 것, 그리고 언어능력을 타고났듯이 음악능력 역시 모든 이에게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웹사이트(yourbrainonmusic.com)를 찾으면, 본문에서 사례로 이용한 음악들을 짧게 감상할 수 있다. 대니얼 제이 레비틴 지음·장호연 옮김/마티·2만2000원.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 시와 에세이로 써내려간 나무 이야기
〈나무가 말하였네〉
나무와 시, 에세이가 만났다. 소나무·벚나무·감나무·동백나무·느티나무·은행나무 … 우리 곁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를 노래한 정지용·김춘수·신경림 등 서정 시인들의 시 70편이 담겼다. 각각의 시마다 나무 칼럼리스트인 지은이가 지난 10년 동안 전국으로 나무 여행을 다니며 얻은 감상을 실었다. “오동나무를 보면 김선우 시인의 ‘오동나무’가 떠올라 헤벌쭉 웃었고, 자작나무를 보면 김영무 시인의 ‘겨울나무’가 떠올랐다. 불갑사의 참식나무에선 조용미 시인의 ‘적막’이, 거리에선 영락없이 김현승 시인의 ‘플라타너스’가 읽혔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정호승 ‘나무에 대하여’)라는 시 구절에는 이렇게 썼다. “이제 알겠다. 굽은 나무가 우리 사람살이를 빼어 닮았다는 걸.” 다시 태어나면 되고 싶은 감나무는 어떨까? “사는 동안, 감나무처럼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편안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러나 그대로 잊히지만은 않았으면 정말 좋겠다.” 직접 찍은 나무 사진과 나무 정보도 짧게 덧붙였다. 소나무가 ‘으뜸’을 뜻하는 우리말 ‘수리’에서 ‘솔’이 돼 ‘솔나무’로, 다시 ‘소나무’로 이름 붙었다는 것도 알려준다. 이렇게 문학과 식물과 삶이 숲처럼 한데 어울렸다. 고규홍 지음/마음산책·9000원.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뇌의 왈츠-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박〉
따지고 보면 음악은 인간사의 일부다. 원시인 유적지에선 뼈로 만든 피리가 발굴되고, 음악 없는 결혼식은 상상할 수 없다. 낭만적인 저녁식사의 배경엔 로맨틱한 선율이 깔리고, 기분 좋을 땐 콧노래가 흘러나오니, 음악은 인간의 ‘본능’인 셈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음악적 취향은 제각각이고, 10대 때 들었던 음악은 평생 머릿 속에 각인된다. 멜로디가 귓가에 맴돌 때, 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유명 음악프로듀서 출신 과학자인 지은이는 그동안 감성의 영역으로 분류되던 음악을 뇌과학으로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좌뇌는 감성, 우뇌는 이성’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부정된다. 음악에 집중할 때, 뇌는 양쪽 모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은이는 또 음악적 창조력이 인간의 진화에 중요한 구실을 했다고 말한다. 음악은 배우자가 될 이성에게 자신이 얼마나 지적·성적으로 매력 있는 상대인지를 강조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였다는 주장이다. 지은이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음악적인 존재라는 것, 그리고 언어능력을 타고났듯이 음악능력 역시 모든 이에게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웹사이트(yourbrainonmusic.com)를 찾으면, 본문에서 사례로 이용한 음악들을 짧게 감상할 수 있다. 대니얼 제이 레비틴 지음·장호연 옮김/마티·2만2000원.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 시와 에세이로 써내려간 나무 이야기
〈나무가 말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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