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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잠깐독서

등록 2007-08-31 17:50수정 2007-08-31 18:01

<스포츠 키드의 추억>
<스포츠 키드의 추억>
스포츠계 ‘마이너리티’에 보내는 응원가
<스포츠 키드의 추억>

“사실 나 스포츠 좋아해.” 수줍은 고백이다. 90년대 초반 대학을 다닌 저자 신윤동욱이 밝혔다시피 당시엔 ‘시절이 하 수상하여’ 정치적으로 올바르고자 하는 사람들은 ‘인민의 아편’ 스포츠를 멀리하는 게 당연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86 아시안게임, 88 올림픽을 ‘내 일처럼’ 치르고 자라난 그가 어떻게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스포츠 키드의 추억〉은 애국주의, 상업주의와는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는 스포츠 팬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저자는 1등이 아닌 2등, 메이저 종목이 아닌 비인기 종목에 대한 애정을 적극 드러낸다. 앙골라 여자 핸드볼팀을 응원하고, 레즈비언 테니스 선수 나브라틸로바를 존경하며, 남자 하키 대표팀을 좋아하는, 그러니까 이 책은 스포츠계의 ‘마이너리티’에 대한 응원가다. 자기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스포츠 뉴스에서 배웠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제 ‘죽치고’ 중계나 보면서 스포츠를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실제로 달리기를 하고 수영을 즐긴다. 그렇다.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 그는 관객 역에서 벗어나 진정한 ‘스포츠맨’이 된 것이다. 책의 마지막은 이렇다. “초심자 아저씨가 내일도 운동을 계속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신윤동욱 지음/개마고원·1만원.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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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뒷길 걸어온 예언가와 예언서
<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

<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
<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
정치권력이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부패하고 세상이 어지러우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민초들의 염원이 치솟기 마련이다. ‘비결’, ‘비록’, ‘도참’, ‘비사’ 따위의 말이 뿜어내는 그 비밀스러움에는 권력에서 소외된 이들의 한숨과 그 권력을 뒤엎고 싶었던 이들의 염원이 녹아 있다.


〈예언가※우리 역사를 말하다〉는 최근 몇년째 조선 후기의 예언서 〈정감록〉 탐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학자 백승종씨가 쓴 책이다. 〈정감록※역모사건의 진실게임〉, 〈한국 예언의 문화사〉를 낸 바 있는 지은이는 이 책에서 한국사의 뒤안길을 떠돌았던 ‘비결’, 곧 예언서들을 요리조리 톺아보고 이들 예언서의 저술자로 알려진 ‘예언가’ 10여명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후삼국시대의 저명한 예언가 도선, 고려의 묘청·신돈, 조선의 무학·서산 대사, 이지함 등이다. 역모 혐의로 죽임을 당한 조선의 풍운아 허균도 이 행렬에 낀다. 오랜 세월 소문으로 떠돌면서 사실처럼 굳어진 허구도 이 책은 알려준다. 왕건의 고려 창업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도선은 실은 후백제 견훤을 위해 봉사한 인물이다. 고려와는 완전 무관했던 도선은 제자들이 고려시대 풍수 이론가로 득세한 덕에 왕건의 등장을 예언한 고려 최고 예언가로 자리매김됐다. 백승종 지음/푸른역사·1만2500원.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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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들의 질서 뒤엎는 생각들
<위험한 생각들>

<위험한 생각들>
<위험한 생각들>

위험한 생각은 으레 지배적인 사상 검열을 받는다. 그 생각이 명백한 오류라서가 아니다. 당대의 도덕적 질서를 교란하기 때문에 ‘위험’ 비난을 받는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다윈의 진화론도 모두 ‘위험한 생각들’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혁명적 지식이었다.

〈위험한 생각들〉은 현대 세계의 주류 지식도 도덕적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한다. 자유의지와 만민평등을 절실한 진리로 믿고, 환경위기를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는, 그들이 내놓는 ‘진리’와 ‘문제’에 대한 질문이 바로 ‘위험한 생각들’이다. 세계의 석학 110명은 어떤 위험한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생물학자 에릭 캔들은 인간이 내리는 선택이 자유의지가 아니라 무의식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물음표를 던진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자유시장 지상론이 인류의 복지에 치명적이라고 지적한다. 정부의 교육 비즈니스인 학교는 어린이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로저 생크의 생각도 눈에 띈다. 위험한 생각들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구축하자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들은 도덕과 질서도 재구성돼야 한다며, 지동설도 진화론도 사회의 도덕적 질서를 붕괴시키진 못했다는 데 주목한다. 세계가 바뀌더라도 도덕적 질서는 거기에 맞춰 살아남을 것이므로. 존 브룩만 엮음·스티븐 핑커 서문·이영기 옮김/갤리온·1만7800원.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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