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동대구역에서 흉기를 들고 있다가 붙잡힌 30대 남성의 가방에서 나온 쪽지. 대구경찰청 제공
동대구역에서 흉기를 들고 있다가 붙잡힌 30대 남성이 9일 구속됐다.
이상오 대구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살인예비와 특수협박 등 혐의를 받는 30대 ㄱ씨에 대해 “도주할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52분께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광장에서 자신의 가방에 든 흉기를 꺼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당시 ㄱ씨는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려다 떨어뜨렸고, 현장에 있던 사회복무요원이 이를 발견해 현장에서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붙잡혔다. 그는 곧바로 대구 동부경찰서에 넘겨졌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ㄱ씨의 가방에서 흉기들과 함께 ‘경찰이 살인하라고 조종함’이라고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 또 다른 쪽지에는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글이 적혀 있었다.
ㄱ씨가 붙잡혔을 당시 술을 마셔 취한 상태도 아니었다. 마약 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ㄱ씨의 정신과 치료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진료 기록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ㄱ씨가 자신의 집에서부터 흉기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를 죽이려고 흉기를 가지고 동대구역에 갔다”고 진술했다. 다만 범행 상대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지난 6일 밤 11시16분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9일 대구국제공항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글과 관련해 경찰은 현장에 특공대, 기동대 등 60여명과 장갑차 등을 배치했다. 지난 7일 경찰·대구공항 등이 합동 수색 결과, 공항에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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