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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부모, 환희와 감동의 눈물

등록 2008-08-10 14:52

그야말로 좌불안석이었다. 자리에 앉아 있지도 못하고 서 있지도 못했다.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10일 오전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치르는 것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박태환의 부모는 늦둥이 외아들이 마지막에 금빛 터치를 하는 순간에야 마음을 놓고 환희를 맛봤다.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한 박태환 아버지 박인호(59)씨와 어머니 유성미(51)씨는 초조한 마음 뿐이었다.

어머니는 자리에서 기도를 하기에 바빴고, 아버지는 담배로 긴장을 달래기 위해 수차례 경기장 밖을 왔다갔다했다.

19년간 고이 키워온 아들이 마침내 경기장에 입장해 레이스를 펼치자 일단 마음을 안정시켰다. 태극기를 흔들며 아들을 응원했지만 초반에 라이벌에 뒤처지며 레이스를 펼치는 것을 보고는 '이건 아니구나' 싶기도 했다.

아버지는 자리에 앉았지만 어머니는 거의 눈물이 터져나오기 직전이었다. 200m 지점 이후 박태환이 훌쩍 앞서가는 것을 보고는 자리에 더 이상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보이건 말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벌떡 일어나 아들의 역영을 지켜보던 부모는 박태환의 금빛 터치를 확인하고는 기쁨의 탄성을 경기장이 떠나가라 내질렀다.

박인호씨는 오른손에 잡은 소형 태극기를 힘껏 휘둘렀고, 유성미씨는 눈물을 흘리며 뒤로 휘청거렸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너무 잘했다"는 답변 밖에 나오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고 동생의 모습을 촬영하던 7살 위의 누나 인미씨도 부모 앞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이후 마음을 안정시킨 어머니 유성미씨는 "어제 한숨도 못 잤다. 만나면 뽀뽀부터 해주고 싶다"고 했고, 아들에게 한 마디 하라는 요청에는 "태환아 너무너무 잘했다. 앞으로 더 좋은 미래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음을 진정시킨 부모는 잠시 뒤에 이어진 시상식 때가 돼서야 자랑스러운 아들을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고 경기장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는 태극기를 보면서 금메달을 실감했다.

박인호씨는 "기쁘고 자랑스럽다. 맘 고생이 많았는데 굳은 각오로 훈련을 열심히 해 금메달을 이뤘다"며 "이제 마음 편하게 남은 경기는 즐기면서 뛰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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