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강 “격투기의 전설이 되고파”
36.5˚C 데이트 / ‘K-1 히어로즈’ 출전 앞둔 데니스 강
사슴의 눈망울을 가졌다. 그런데 몸이 호랑이다.
데니 앙드레 마리 강(30·아메리칸탑팀). 한국에선 그를 데니스 강이라고 부른다. 28일 예정된 ‘K-1 히어로즈 코리아 2007’ 대회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부드러운 눈매에, 몸에 밴듯 다가서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 경기장에서 그는 거친 격투기 선수로 변신한다. 올해 막 서른줄에 들어선 데니스는 벌써 종합격투기 10년차 선수가 됐다.
1998년 돈을 벌기 위해 처음 갔던 캐나다의 지하 격투기장에서 앞 선수가 들것에 실려나오는 것을 봤다. ‘도망갈까’ 생각하는 사이 이미 경기가 시작됐고 15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그곳에서만 10경기 이상 치르면서 잊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한국은 ‘아버지의 나라’…내 꿈을 이루게 해준곳
맞으면 나도 아프죠…경기 끝나면 느껴요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캐나다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데니스강은 한국 국적이 아니다. 불어·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4개국어를 구사하지만 아직 한국말도 낯설어 인터뷰도 통역을 통해 영어로 진행한다. 하지만 그에게 한국은 각별하다. 어렸을 때부터 ‘무술은 곧 태권도’인 줄 알고 자랐다. 10살 때 스페인에서 태권도로 격투기를 시작해 이후 유도·주짓수(브라질식 유술)·복싱 등을 배웠다. ‘아버지의 나라’ 한국은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곳이기도 하다. 2004년초 그는 한국에서 열린 무명 아마추어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주최 쪽에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다. 백화점·나이트클럽에서 경비를 하고 있을 때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 항공권 구입이 문제였다. 데니스는 ”반드시 갚겠다”며 우승 상금 200만원을 가불했다. 우승을 했고 약속대로 돈을 갚았다.
데니스는 국내 최고 종합격투기대회 스피릿MC에서 첫해(2004년) 우승했다. 지난해 세계 최고대회 중 하나인 프라이드(무사도 13 웰터급 그랑프리)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정상급 반열에 올라섰다. 그런 그도 경기를 앞두면 여전히 공포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몸속 어딘가에서 점점 강해져가는 스스로를 발견한다”고 했다. “맞으면 아프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물론”. 그런데 경기 중엔 못느끼고 끝나고 나면 아프단다.
데니스는 종합격투기가 때리고 맞는 싸움이 아니냐는 생각에 대해 단호하다. 그는 “프로페셔널한 선수들이 정해진 룰에 따라 펼치는 스포츠”라며 “아이스하키나 모터사이클이 더 위험한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주물럭과 갈비찜, 여기에 “맥주를 곁들이면 환상적인 조화”라고. 대한민국 국민주 소주는 ‘써서’ 질색이란다. “한번 마셔봤는데 그때 이후로 다시는 안 해요.”
그는 적어도 40살까지 종합격투기를 할 셈이다. “챔피언 중의 챔피언, 종합격투기의 전설이 될 겁니다.”
그는 오늘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글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맞으면 나도 아프죠…경기 끝나면 느껴요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캐나다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데니스강은 한국 국적이 아니다. 불어·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4개국어를 구사하지만 아직 한국말도 낯설어 인터뷰도 통역을 통해 영어로 진행한다. 하지만 그에게 한국은 각별하다. 어렸을 때부터 ‘무술은 곧 태권도’인 줄 알고 자랐다. 10살 때 스페인에서 태권도로 격투기를 시작해 이후 유도·주짓수(브라질식 유술)·복싱 등을 배웠다. ‘아버지의 나라’ 한국은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곳이기도 하다. 2004년초 그는 한국에서 열린 무명 아마추어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주최 쪽에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다. 백화점·나이트클럽에서 경비를 하고 있을 때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 항공권 구입이 문제였다. 데니스는 ”반드시 갚겠다”며 우승 상금 200만원을 가불했다. 우승을 했고 약속대로 돈을 갚았다.
‘K-1 히어로즈’ 출전 앞둔 데니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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