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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겸임·강의전담…무엇을 하는 ‘교수’인고?

등록 2009-01-15 18:51수정 2009-01-16 14:59

연구·겸임·강의전담…무엇을 하는 ‘교수’인고?
연구·겸임·강의전담…무엇을 하는 ‘교수’인고?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시간강사와 대우 비슷한
‘비정규직 교수’ 다른 이름
교원수 늘리려 편법 사용

요즘 하도 직함이 많아 알쏭달쏭해진 직업이 교수입니다. 연구교수, 겸임교수부터 기금교수, 강의전담교수까지 다양한 교수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직책들은 대체 어떻게 다른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대다수는 ‘비정규직 교수’의 다른 이름들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수’에는 정규직 교원인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 정도만 포함됩니다. 전임강사에서 조교수를 거쳐 부교수, 정교수로 승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연구 실적 심사 등 대학 나름대로 정한 기준에 따른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평가는 요식 행위나 마찬가지인 실정입니다. 연구 실적이 탁월해 선배 교수를 제치고 먼저 부교수나 정교수가 되는 일은 적어도 우리 대학 사회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조교수, 부교수란 호칭은 대학에 재직한 기간을 말해주는 정도의 의미입니다.

그러면 요즘 교수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비정규직 교수’의 여러 이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연구교수’입니다. 대부분 ‘연구에 종사하도록 임용된 계약직 교원’을 뜻합니다. 통상 2년 단위로 계약해 강의나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자리입니다. 대우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정규직 교수에는 훨씬 못미칩니다. 급여가 정규직 교수의 50%를 밑도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지방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일했던 아무개씨는 “한 달 170만원 정도 벌던 시간강사 시절보다 형편이 조금 나은 정도로, 방학 때도 월급이 나오고 4대 보험 적용을 받는 것이 시간강사와의 차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연구실이 따로 없어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학교 이곳저곳을 옮겨다녀야 했다”며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연구실로 찾아오겠다고 할 때마다 난감했다”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다음은 ‘겸임교수’입니다. 겸임교수는 따로 직장을 가지면서 정해진 계약 기간 동안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강의료를 받습니다. 주로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하는 경우인데, 지명도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지만 역시 정규직 교수 대우에는 크게 못미칩니다.

‘강의전담교수’는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조건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시간강사와 큰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지난해 2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미국 여행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지방대학의 강사가 바로 강의전담교수였습니다.


‘기금교수’는 외부 기관이나 개인이 출연한 기탁금에 의해 계약제로 임용된 교원입니다. 학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인문한국(HK) 프로젝트로 자리를 구한 교수들은 임용된 기간 동안 ‘~대학 HK교수’로 불립니다. 요즘 한국과학기술원의 ‘김보정 석좌교수’란 호칭이 붙은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도 기금교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김보정 석좌교수란 2004년 카이스트에 50억원을 기부한 한국과학기술원 김동원 교수의 아버지 김보정씨의 이름을 딴 ‘김보정 석좌기금’으로 운영되고 있어 붙은 이름입니다.

그러면 이런 다양한 이름의 비정규직 교수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대학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듯합니다. 교원 확보율이 대학 평가에서 중요해지면서 정규직 교수보다 훨씬 낮은 인건비로 교원 수를 늘리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한 연구교수는 “‘교수’라는 이름만 달아주면서 책임져야 할 일만 많아진 반면 정작 대우는 시간강사와 별로 다를 게 없다”고 말합니다. 교수 사회에 드리운 비정규직의 그늘은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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