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를 누르며
[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벽걸이 달력이 쓸모없어졌습니다.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버튼 하나 누르면 달력이 뜹니다. 날짜별로 스케줄을 입력하면 적당한 시간에 알람까지 해줍니다. 덕분에 탁상 달력이나 휴대용 다이어리도 쓸 일이 줄었습니다. 이런 마당에 가 달력(15쪽)을 선물합니다. 시대착오적인가요? 이름하여 ‘놀이 달력’입니다. 사실은 달력이 아닌 ‘부적’입니다. 여러분의 여가생활을 축원하는 부적! 잘라서 방이나 사무실에 떡 하니 붙여 보세요. 틈만 나면 어떻게라도 놀러가 볼까 궁리하게 될 거라 믿습니다.
가 창간 6개월째를 맞아 작은 변화를 시도합니다. 놀이 달력 외에도 새로운 지면과 칼럼으로 메뉴판을 단장합니다. 먼저 이번 호부터 W서울워커힐호텔 총지배인 닉 힉스 님이 ‘호텔에서 생긴 일’을 매주 연재합니다. 6개국에서 17년 동안 호텔리어로 생활한 그의 경험담은 ‘스스무 요나구니의 비밀의 주방’에 이어 독특하고 이국적인 재미를 선사할 것입니다.
또한 다음 호부터는 여행 면을 1쪽 늘리고, 사진 면도 신설합니다. 새 여행 지면에서는 크로아티아 등 여행작가들이 고른 개성 있는 여행지가 차례로 소개됩니다. 더불어 일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리처드 파웰 님의 ‘아시안 잉글리쉬’가 격주로 연재됩니다. 영어와 관련된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풍경을 보여드립니다. 사진 면은 디지털카메라 대중화 시대에 부응한 조치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찍어야 할지 고급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케이클리닉’ 연재를 끝낸 뮤지컬 배우 박혜미 님의 뒤를 영화배우 오지혜씨가 잇습니다. 이름하여 ‘오 여사 상담실’입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이번 호 대담(8∼9쪽)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용이 없는 가벼움은 지루함이다.” 는 가볍되, 와이너리의 포도송이처럼 꽉 찬 가벼움을 지향하겠습니다.
고경태/ <한겨레> 매거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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