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위안부’ 전쟁범죄를 처음 만천하에 드러낸 것은, 1991년 8월14일 고 김학순씨의 공개증언이었다. 당시 37개 시민단체는 이 사안의 역사적 해결을 위해 그 전해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꾸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정대협은 30년 가까이 함께해왔다. 최근 회계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빚어졌고, 당사자의 이견보다 관전자들의 의도적인 부추김이 더 거세 보인다. 29년 전 흑백필름 속 공개증언을 하던 그날의 김학순 할머니는 힘겨운 증언 가운데서도 인자한 웃음을 보여주셨다. 많은 이들처럼, 할머니도 오랜 동반자 내부의 현명한 해결을 바라실 터이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