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서서히 극복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노동자의 삶은 오늘도 팍팍하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 2년째인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저인 1.5%에 불과하다. 최저임금으로 하루 8시간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이 7만원이 안 된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쳐도 180만여원에 불과하다. 역대 네번째로 낮았던 지난해 인상률(2.87%)에 이어 2년 연속 3%를 채 넘지 못했다. 경제 상황이 최악이던 1997년 외환위기(2.7%),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2.75%)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수준이다.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수준이 점점 악화하고, 고용 불안마저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는 더 심각한 단계로 올라서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하는 등 경제 사정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 반해, 노동자가 짊어져야 하는 고통은 여전히 가혹하기만 하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해 오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극심해진 양극화와 불평등 체제를 바꾸기 위해 ‘재난시기 해고금지, 재난생계소득 지급, 비정규직 철폐, 부동산 투기소득 환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손을 잡고 하나가 된다면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차별과 불평등의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막연한 외침은 아닐 것이다. 1970년 11월13일, 전태일 열사가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앞에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했다. 당시 서울 청계천 전태일 다리 앞에 세워진 그의 동상 뒤에는 지금도 ‘손잡아 하나 되어라’라고 적힌 펼침막이 걸려 있다. 모두가 손을 잡고, 하나 되어 고통을 극복해야 할 시기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