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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꿋꿋하게 이어진 수요집회…시민들 “응원합니다”

등록 2020-05-13 14:49수정 2020-05-15 10:35

중단 없이 개최된 집회 현장
지지 시민·취재진 몰려들어 열기
주변에선 우파단체 맞불집회도
유튜브 생중계 1500여명 댓글 응원

“5년간 이곳에서 평화·인권 배워”
참석 시민들 “초심으로” 한목소리
정의연 이나영 “회계 검증 받겠다”
평화의 소녀상. 사진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평화의 소녀상. 사진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1439차. 주최 정의기억연대’. 거센 바람이 불자 평화의 소녀상 위에 놓인 노란 팻말이 툭 떨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열린 13일 낮 12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부실 회계보고 등으로 입길에 오른 탓에 집회 분위기는 한층 무거웠다. 코로나19 확산 뒤 수요집회는 온라인 중계로 진행돼 왔지만 이날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은 정의연을 지지하기 위해 모인 이들과 취재진, 항의하는 우파단체 회원 등 백여명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정의연을 지지하는 동시에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전국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인 대학생 이태희씨는 “5년 동안 저는 이 장소에서 김복동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 평화와 인권이 무엇인지 배웠다. 이 자리에 참석하는 수많은 시민과 주최하는 여러 단체를 통해서 연대란 무엇인지 배웠다”며 “(최근의) 악의적인 공격과 혐오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강력히 원하고 정의연 운동과 할머니의 목소리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원 활동가라는 이판수씨도 “수요집회는 피해자와 정의연만의 행사가 아니다. 세계 모든 평화시민이 함께 연대하는 자리”라며 “수요집회를 주관하는 피해자와 정의연의 작은 불화가 28년간 함께 일궈온 우리 평화공동체에 큰 상처를 줬다. 하지만 아무도 탓하지 말고 부디 처음으로 돌아가라”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정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정기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정의연 쪽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후원금 사용처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경과보고에서 “개인적 자금 횡령이나 불법 유용은 절대 없다. 매년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 문제없다는 의견을 받아왔다. 국세청 시스템 공시 입력 과정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지만 국세청 재공시 명령에 따라 바로 잡도록 하겠다”며 “악의적 왜곡보도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다수 회계사에게 검증도 받겠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종결을 시도하는 악의적인 의도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여성인권운동단체인 정의연에 대한 폄훼를 멈춰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피해자 지원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의기억연대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과 함께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피해자들 지원을 위해 모금을 하고 부족하나마 피해자 지원 활동을 했다. 정부 역할을 민간이 한 것이다”라며 “국내 최초의 미투 운동인 일본군 성노예제 고발 활동을 분열하고 훼손하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우리 사회에 역사 왜곡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폄하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연대를 촉구했다.

유튜브 생중계 역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1500여명이 영상을 시청하며 댓글로 정의연을 지지했다. “할머니들과 함께 한 30년의 세월은 기사 몇 줄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사랑합니다.”(나비) “진실은 승리한다.”(알밤)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관심에서 멀어졌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관심갖고 후원하겠습니다.”(Love Love) “응원합니다. 이번에 정의연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이제서야 후원하게 돼서 미안합니다.”(kh kim) “바위처럼 지켜내자 수요시위.”(Kwangil Yoo) “언론의 행태를 보고 어이가 없어서 후원 시작합니다.”(dongkeun song)

이날 수요집회 현장 주변에선 우파단체들도 맞불집회를 열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파단체 턴라이트는 “죄 지으면 벌 받아라. 윤미향 당선자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회계불투명 공익단체 해체하라’는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낮 1시께 수요집회가 끝날 때까지 항의를 이어갔다. 집회가 끝나고 모두가 떠난 자리엔 평화의 소녀상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35명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만이 남아 옛 일본대사관 앞을 지키고 있었다.

글·사진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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