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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2월 20일] 안녕들 하십니까

등록 2013-12-19 20:07수정 2013-12-24 09:39

▷ 화보 더보기 : 응답하라! ‘안녕’ 대자보

안녕들 하세요? 저는 광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지금은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오늘도 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기간인데도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 대학생 선배의 모습을 보고 그 용기에 놀랐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동참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미있는 역사의 변화가 일어난 순간에는 저 같은 고등학생들도 나설 때가 많았습니다. 3·1운동이 그랬고, 제가 살고 있는 광주에서 학생들이 일어난 항일학생운동도 그러했습니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도 제 또래 학생들이 용기를 냈었습니다. 1987년 6월에도 우리는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글을 썼습니다. 생전 처음 대자보도 만들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철도노동자분들의 직위해제 사태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생각을 적어 학교에 붙였습니다.

먼저 철도노조의 파업은 정당한 요구인데도 정부와 코레일이 직위해제에 나선 것이 궁금했습니다. 저는 국가를 직접 본 적이 없습니다. 국가는 국민들이 모인 곳입니다. 국가는 국민입니다. 그런데 국가가 국민을 직위해제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모질게 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많은 분들이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뜨거운 감동을 느꼈습니다.

“종북 세력이 날뛰는 지금보다 국민은 유신시대를 원한다”라는 망언이 나오기도 하는 세상입니다. 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발전에 공이 있다고 평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찬양 일색과 더불어 민주주의 가치에 흠이 가는 상황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대자보에 담았습니다.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혹시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이야기들도 경청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대학생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대자보를 붙이고 사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는 시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형, 누나들과 함께하겠습니다. 저 역시 이런 나라에서 안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광주 풍암고 2학년 김동규

<한겨레>는 이 시대 ‘안녕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싣는 ‘대자보판’을 지면에 마련했습니다. 사연을 전자우편(ruok@hani.co.kr)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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