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 궁전 안 독일 숙소 빌라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설문 분석 [박근혜, 잘했다 63.6%]
‘간첩 조작 잘했다’
‘여론 조작 잘했다’
‘방송 장악 잘했다’
‘국민 탄압 잘했다’
‘떡검 양성 잘했다’
‘통계 조작 잘했다’
많지만…마지막으로‘옷자랑 잘했다’
박근혜 정권 출범 1주년을 맞은 25일, “박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의견이 63.6%에 달한다는 <에스비에스>(SBS)의 전날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했다며 한 누리꾼(@da*****)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불통-불신-불안 ‘3불 정권’의 무능한 국정운영으로 국민들이 안녕하지 못했던 1년”(김한길 민주당 대표, 2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발언)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이유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이날 누리꾼이 ‘잘 했다’(?)고 기억한 ‘옷자랑’ 이슈를 언론들도 ‘기획’기사로 진지하게 다뤘다. <국민일보>가 “칼라와 컬러로 ‘메시지’를 전하다”라는 제목 아래, 2면 톱기사로 박 대통령의 ‘패션 통치학’을 보도한 게 대표적이다. <스포츠서울>도 “영애 땐 ‘치마’ 취임 후 ‘바지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박 대통령의 젊은 시절부터 취임 1년까지의 ‘패션 변화’를 분석하는 기사를 ‘박근혜 정부 1년’ 기획기사의 한 꼭지로 다루기도 했다.
미디어비평 웹진인 <미디어스>는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그나마 ‘해외자본 유치’라는 컨셉은 있었는데, 박근혜 정부의 경우 ‘패션’이 컨셉인지, 유창한 ‘외국어 실력’이 컨셉이지 모르겠단 냉소가 많다. 박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기만 하면 지지율이 반등을 하긴 하는데, 그 연유가 언론의 협조 때문인지 아니면 언론도 모르지만 국민은 아는 뭔가의 성과가 있기 때문인지 알기 어렵다”고 비판하며,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48%의 얘기는 언론보도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전날 토론회(‘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에서 만드는 인터넷 신문 <단비뉴스>가 ‘박근혜, 대통령인가 패셔니스타인가’라는 주제로 보도한 내용이 크게 회자됐다. 보도는, 청와대 누리집과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이 착용한 옷을 일일이 집계(중복 착용 제외)해보니 “(박 대통령이) 취임 1년 선보인 옷만도 122벌”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단비뉴스>는 특히 ‘패션은 꽝’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집권 이후 고용률을 평균 60%대에서 2011년 기준 72.6%까지 끌어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3000 켤레의 구두가 발견돼 빈축을 샀던” (독재자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를 박 대통령과 비교하며 “대통령이 옷 바꿔 입는다고 경제가 살아날까”라고 되물었다.
보도를 접한 한 누리꾼은 “패션보단 정치에 더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다”(@il******)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박 대통령 취임 1년…근데 그거, 어떻게 됐더라? [한겨레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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