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 ‘촛불문화제’
자원봉사 ‘안내요원’ 수백명 배치도
구호·발언 대신 침묵·노래 프로그램
자원봉사 ‘안내요원’ 수백명 배치도
구호·발언 대신 침묵·노래 프로그램
6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지난 주말에 이어 세 번째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학생 1만3천여명이 참가한 이날 서울 집회는 주말 집회보다 참가 연령층이 훨씬 더 다양해졌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집회에 대한 정부 여당의 강경 방침에 ‘침묵’으로 항의하는 등 반감을 표시했다.
■ 여의도 국회 앞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교복 입은 학생, 반팔 차림의 직장인들이 국회의사당 앞 인도에 줄지어 앉아 초를 밝혔다. 이날 집회는 주말 때보다 더 질서정연했다.
[현장] 여의도 침묵 촛불문화제 ‘소리없는 아우성 생명의 불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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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주최한 ‘안티 이명박’ 카페는 350여명의 안내 요원을 배치했다. 안양에서 온 권세중(17)군은 “주말 촛불집회를 보고 적극 참여하고 싶어 자원봉사자로 지원했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이게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최 쪽은 이날 집회를 ‘소리없는 아우성’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맨 앞줄에서 촛불을 밝혀 맨 뒷줄까지 전달했다. 구호나 발언을 배제한 채, 침묵과 노래, 시 낭송 등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승연(17)양은 “지난 주말부터 계속 집회에 참여했다. 촛불집회에 대해 경찰이 ‘폭력시위’라고 했다는 데, 현장에 있었다면 평화적 시위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경 방침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엑스표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이들도 많았다.
이날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 여의도역 앞에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나온 교사들이 5~6명씩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국회 앞에 나왔다는 서울 ㄷ고등학교 교사 김아무개(40)씨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몇 명이나 나왔는지는 파악했는데, 혹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지켜보려 나와 본 것”이라고 말했다.
■ 청계광장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미친소닷넷’ 주최로 열린 촛불문화제에 3천명의 직장인·학생 등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는 백성균(31) 미친소닷넷 대표의 사회로 자유발언과 노래 등 시민들의 참여로 진행됐다.
[현장] 청계광장 촛불문화제…“함께살자 대한민국”
[%%TAGSTORY2%%] 전남 여수시에서 초·중학생 딸과 아들 세 명을 데리고 참석한 이병만(43)씨는 “가족체험학습으로 아이들에게 광우병 문제를 몸소 체험했으면 해서 집회장에 데려 왔다”며 “민심이 천심이라는데 정부에서 국민들의 뜻을 힘으로 막아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동아리 친구들 15명과 함께 참석한 대학생 함아무개(21)씨는 “경찰이 단속한다니 꺼림칙하긴 하지만,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공권력으로 막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교 교사 정아무개(29)씨는 “교사들이 나서고 경찰이 불법이라고 막아서는 어른들의 행동이 더 부끄러운 일”이라며 “학생들의 꿈을 좌우할 수 있는 광우병 문제에 어른이 아닌 중·고등학생들이 먼저 거리로 나서게 만든 것에 책임감을 느낄 뿐”이라고 토로했다. ■ 지방 다산인권센터와 수원 생활협동조합 등 20여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원감시단’은 이날 오후 6시 수원역 앞에서 수입쇠고기 협상 무효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또 7시부터는 시민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시민과 함께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듣는 등 검역주권을 포기한 굴욕적인 정부의 쇠고기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다산인권센터 관계자는 “이날 행사를 위해 따로 특별하게 조직을 해서 모이는 것은 아니고 단지 광우병 소 수입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시민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자는 취지로 문화제를 열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도 인터넷 카페 ‘탄핵연대 안티 이명박’ 소속 회원 120여 명이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또 강원도에서는 이날 오후 7시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원주운동본부와 강릉운동본부 회원들이 각각 농협원주시지부와 강릉 중소기업은행 앞길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제주에서도 오후 8시 제주시청 마당에서 ‘2MB 탄핵 제주모임’ 주최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미친 소는 너나 먹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촛불문화제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알게 된 직장인과 학생 등이 마당을 메운 가운데 열렸으며, 앞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김성환 송경화 황춘화 기자 hwany@hani.co.kr
[%%TAGSTORY2%%] 전남 여수시에서 초·중학생 딸과 아들 세 명을 데리고 참석한 이병만(43)씨는 “가족체험학습으로 아이들에게 광우병 문제를 몸소 체험했으면 해서 집회장에 데려 왔다”며 “민심이 천심이라는데 정부에서 국민들의 뜻을 힘으로 막아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동아리 친구들 15명과 함께 참석한 대학생 함아무개(21)씨는 “경찰이 단속한다니 꺼림칙하긴 하지만,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공권력으로 막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교 교사 정아무개(29)씨는 “교사들이 나서고 경찰이 불법이라고 막아서는 어른들의 행동이 더 부끄러운 일”이라며 “학생들의 꿈을 좌우할 수 있는 광우병 문제에 어른이 아닌 중·고등학생들이 먼저 거리로 나서게 만든 것에 책임감을 느낄 뿐”이라고 토로했다. ■ 지방 다산인권센터와 수원 생활협동조합 등 20여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원감시단’은 이날 오후 6시 수원역 앞에서 수입쇠고기 협상 무효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또 7시부터는 시민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시민과 함께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듣는 등 검역주권을 포기한 굴욕적인 정부의 쇠고기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다산인권센터 관계자는 “이날 행사를 위해 따로 특별하게 조직을 해서 모이는 것은 아니고 단지 광우병 소 수입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시민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자는 취지로 문화제를 열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도 인터넷 카페 ‘탄핵연대 안티 이명박’ 소속 회원 120여 명이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또 강원도에서는 이날 오후 7시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원주운동본부와 강릉운동본부 회원들이 각각 농협원주시지부와 강릉 중소기업은행 앞길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제주에서도 오후 8시 제주시청 마당에서 ‘2MB 탄핵 제주모임’ 주최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미친 소는 너나 먹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촛불문화제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알게 된 직장인과 학생 등이 마당을 메운 가운데 열렸으며, 앞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김성환 송경화 황춘화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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