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려 참가한 한 어린이가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소영기자 viator@hani.co.kr
청계광장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
“내일 비가 오더라도 집회는 계속한다”
9시 40분께 5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자유롭게 발언하고 흥겹게 노래하며 이어진 촛불 문화제가 끝났다. 오늘 집회 사회를 본 백성균(30)씨는 “마지막으로 아리랑을 함께 부르자”고 제안하며 집회 종료를 알렸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윤도현의 <아리랑> 노래에 맞춰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춤을 추었다.
집회가 끝났지만 몇몇 대학생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최순걸(24·광운대 전자물리학과)씨는 “오늘 집회는 우리 과 학생들 20명이 자발적으로 나왔다. 많은 시민들이 얼마나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고 말했다. 이들은 둥글게 원형태로 모여 <문화방송> 로고송을 개사한 “미국산 미친고기, MB야 너나 먹어”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며 헤어졌다.
[현장] 여의도 침묵 촛불문화제 ‘소리없는 아우성 생명의 불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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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청계광장 촛불문화제…“함께살자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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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촛불시위에는 교사들이 중고등학생들의 귀가를 독려하려고 집회장 앞을 지키고 서 학생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빨간 줄무늬의 교복을 입고 집회장을 찾은 오아무개(16·경희여고)양은 “오늘 국어 선생님이 몇몇 선생님과 함께 집회장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데 안타까웠다”며 “선생님도 앞으로는 집회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같은 학교 김아무개(16)양은 “앞으로도 수업 마치고 계속 오겠다. 오늘 야간자율학습도 빠졌는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주시에서 친구 3 명과 함께 교복을 입고 찾아온 박아무개(15·지산중)양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선생이 집회 참여를 막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다. 선생이 함께 하면 교육적으로 효과도 더 클 것이다”고 말했다.
오늘 집회 중간엔, 시민들이 색도화지에 ‘쇠고기 수입반대’ 등의 소망을 담은 편지 글을 작성해 상자에 담는 행사를 가졌다. <미친소닷넷> 쪽은 이 편지들을 모아 앞으로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집회를 주최한 <미친소닷넷> 백성균(30)대표 운영자는 “내일 비가 오겠지만 집회는 계속 된다”며 “학교 선생들이 학생들 집회 참여를 못하게 한 데다 평일이라 오늘 집회 참여인원이 줄었는데 주말엔 다시 늘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해온 피켓은 앞으로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오늘 집회 종료시까지 해산을 종용하는 방송 등을 전혀 하지 않았고, 시민들과 큰 마찰없이 집회는 마무리됐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 조소영 은지희 박수진 피디 azuri@hani.co.kr
[현장 2신] 춤추고 노래하고, 모두의 축제…콘서트장 방불
8천여명으로 늘어…10대들 “공부보다 살기 위해 투쟁할 때” “텔미 텔미 테테테테텔미” 오후 8시 30분께 무대에 오른 여중생 3명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촛불을 흔들었다. 노래와 춤이 섞여 모두가 하나가 된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는 여느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웠다. 참여 시민들은 부쩍 늘어 8천여명이 넘어섰다. 평일인데다 여의도로 집회 인원이 흩어진 것을 감안하면 앞선 2번의 촛불문화제보다 참석 인원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의 사법처리 방침이 되레 성난 민심에 불을 지핀 셈이다. 한 축산 농민은 꽹가리를 들고 나와 시민들에게 감사의 굿을 올렸다. 이은경(55·양주시)씨는 “농악을 연주하며 시민들을 흥겹게 해주기 위해 오늘 꽹가리를 준비했다”면서 “축상 농민 2명이 죽었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사람이 죽어갈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한 초등학생은 무대에 올라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비록 더듬거리는 발음이었지만 “이명박 대통령님! 국민을 제대로 섬기세요! 쇠고기 수입 반대합니다!”라고 짧고 단호하게 외쳤다. 시민들은 “저 학생을 국회로” 라고 화답하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김혜수, 김민선씨 등 연예인들도 ‘쇠고기 수입반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배우 정찬씨가 시민들과 함께 촛불 문화제에 참석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정찬씨는 “영화 식코를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려하는 의료보험 민영화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하게 됐다” 며 “학생들이 0교시 출석하려고 새벽에 일어나 미친소 급식을 먹은 뒤 죽어 대운하에 뿌려지게 될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분홍색 두루마기를 걸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오늘도 무대에 올랐다. 강 의원은 경찰이 문화제에서 구호를 외치지 못하게 한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경찰이 너무 법의 잣대만 들이대지 말고 시민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도 촛불시위에는 10대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교복을 그대로 입고온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즐겼다. 정아무개(14)양은 “어른들은 학생들 보고 개념없이 집회에 나온다고 비판하는데 어른들도 학생이었을 때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양은 또 “지금 엄마가 내가 도서관에 있는 줄 알고 있는데 지금은 공부보다 살기 위한 투쟁이 더 중요하다”고 외쳤다. 밤 9시 현재 촛불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 청계광장과 동아일보 사옥 사이에 촛불을 든 사람들로 꽉 찼다. 청계천 주변은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모전교 근처까지, 촛불들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추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 조소영 은지희 박수진 피디 azuri@hani.co.kr [현장 1신] 시민 5천여명 참여…여의도 침묵시위와 분산 탓
손팻말 들고 구호도 외치고…경찰 방침에 불복종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밝혔지만, 성난 시민들은 청계천을 다시 촛불로 물들였다. 6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광우병 소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는 현재 5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여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침묵시위와 분산된 탓으로 시민들의 참여 숫자는 다소 줄었지만, 현장의 열기는 촛불 문화제 첫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경찰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민들은 각자 준비해온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집회장 곳곳에선 ‘이명박 OUT’ ‘미친소 너나 먹어 이명박’ 이라고 쓰인 피켓이 눈에 띈다. 하얀 우드락에 검은 매직으로 “돈 없어도 사람이다. 명박아, 우리를 팔지마라” 라고 쓴 피켓을 준비해 온 박아무개(21·봉천동)씨는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왜 문화제라고 해서 피켓을 못들게 하는 건지 말도 안된다” 고 주장했다.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씨처럼 경찰 쪽 방침에 예민한 반응부터 보였다. 이아무개(32·풍납동)씨는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려고 나왔는데 피켓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면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현행 집시법은 반드시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내가 처벌받는다면 반드시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생 자녀 두명과 함께 참석한 김현걸(36·상계동)씨도 “현행 집시법은 국민의 알권리와 주장할 권리를 방해한다”며 개정을 촉구했다. 해지고 난 뒤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정중식(41·이천시)씨는 “낮에는 직장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천에서 서울까지 오려면 2시간 30분이 걸리는데 근무 마치고 오려면 밤에 올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현충원 참배시 ‘국민을 잘 섬기겠다’고 자필로 글을 남겼는데, 정말 잘 섬기고 있는 건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촛불시위를 일부 정치단체에서 부추기거나 조종하고 있다’는 이른바 ‘배후설’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아무개(37·인천시 용현2동)씨는 “나는 순수한 의도로 나왔는데, 국민여론을 무시하려고 정치권의 조종을 받는 시위로 폄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원봉사자 이훈호(16)군은 “촛불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역할을 맡았다”며 “인터넷으로 광우병 소 수입 소식을 듣고 집회에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오늘 집회에서도 시민들의 자유 발언은 이어지고 있다. 무대로 사용되고 있는 2톤 짜리 트럭 위에서 시민들은 자유롭게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은 연사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함께 살자 대한민국” 이라고 적힌 빨간색 종이를 들며 환호를 지르고 있다. 경찰은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종각방향과 시청역 방향으로 경찰버스 약 30여대로 바리케이트를 쳤다. 시민들은 청계광장 주변에서 자발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경찰과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문화제를 주최한 <미친소닷넷> 쪽은 경찰의 방침에 구애받지 않고 손팻말을 들고 구호도 외치며 자유롭게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백성균(30) 미친소닷넷 대표 운영자는 “구호와 손팻말을 금지한 집회는 집회가 아니다”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준비해오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고 따졌다. 미친소닷넷 쪽은 또 7일, 8일에도 계속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도 8천 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여의도 촛불문화제는 온라인 카페인 ‘2MB탄핵투쟁연대’가 주최했으며 구호와 손팻말이 없이 촛불만 든 침묵시위로 진행되었다. 주최 쪽은 이날 집회를 ‘소리없는 아우성’이라고 이름 붙였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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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 조소영 은지희 박수진 피디 azuri@hani.co.kr
미국쇠고기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6일 저녁 집회 참석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현장 2신] 춤추고 노래하고, 모두의 축제…콘서트장 방불
8천여명으로 늘어…10대들 “공부보다 살기 위해 투쟁할 때” “텔미 텔미 테테테테텔미” 오후 8시 30분께 무대에 오른 여중생 3명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촛불을 흔들었다. 노래와 춤이 섞여 모두가 하나가 된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는 여느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웠다. 참여 시민들은 부쩍 늘어 8천여명이 넘어섰다. 평일인데다 여의도로 집회 인원이 흩어진 것을 감안하면 앞선 2번의 촛불문화제보다 참석 인원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의 사법처리 방침이 되레 성난 민심에 불을 지핀 셈이다. 한 축산 농민은 꽹가리를 들고 나와 시민들에게 감사의 굿을 올렸다. 이은경(55·양주시)씨는 “농악을 연주하며 시민들을 흥겹게 해주기 위해 오늘 꽹가리를 준비했다”면서 “축상 농민 2명이 죽었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사람이 죽어갈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한 초등학생은 무대에 올라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비록 더듬거리는 발음이었지만 “이명박 대통령님! 국민을 제대로 섬기세요! 쇠고기 수입 반대합니다!”라고 짧고 단호하게 외쳤다. 시민들은 “저 학생을 국회로” 라고 화답하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김혜수, 김민선씨 등 연예인들도 ‘쇠고기 수입반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배우 정찬씨가 시민들과 함께 촛불 문화제에 참석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정찬씨는 “영화 식코를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려하는 의료보험 민영화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하게 됐다” 며 “학생들이 0교시 출석하려고 새벽에 일어나 미친소 급식을 먹은 뒤 죽어 대운하에 뿌려지게 될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분홍색 두루마기를 걸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오늘도 무대에 올랐다. 강 의원은 경찰이 문화제에서 구호를 외치지 못하게 한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경찰이 너무 법의 잣대만 들이대지 말고 시민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쇠고기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6일 저녁 집회 참석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오늘도 촛불시위에는 10대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교복을 그대로 입고온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즐겼다. 정아무개(14)양은 “어른들은 학생들 보고 개념없이 집회에 나온다고 비판하는데 어른들도 학생이었을 때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양은 또 “지금 엄마가 내가 도서관에 있는 줄 알고 있는데 지금은 공부보다 살기 위한 투쟁이 더 중요하다”고 외쳤다. 밤 9시 현재 촛불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 청계광장과 동아일보 사옥 사이에 촛불을 든 사람들로 꽉 찼다. 청계천 주변은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모전교 근처까지, 촛불들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추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 조소영 은지희 박수진 피디 azuri@hani.co.kr [현장 1신] 시민 5천여명 참여…여의도 침묵시위와 분산 탓
손팻말 들고 구호도 외치고…경찰 방침에 불복종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밝혔지만, 성난 시민들은 청계천을 다시 촛불로 물들였다. 6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광우병 소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는 현재 5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여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침묵시위와 분산된 탓으로 시민들의 참여 숫자는 다소 줄었지만, 현장의 열기는 촛불 문화제 첫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경찰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민들은 각자 준비해온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집회장 곳곳에선 ‘이명박 OUT’ ‘미친소 너나 먹어 이명박’ 이라고 쓰인 피켓이 눈에 띈다. 하얀 우드락에 검은 매직으로 “돈 없어도 사람이다. 명박아, 우리를 팔지마라” 라고 쓴 피켓을 준비해 온 박아무개(21·봉천동)씨는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왜 문화제라고 해서 피켓을 못들게 하는 건지 말도 안된다” 고 주장했다.
미국쇠고기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6일 저녁 집회 참석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씨처럼 경찰 쪽 방침에 예민한 반응부터 보였다. 이아무개(32·풍납동)씨는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려고 나왔는데 피켓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면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현행 집시법은 반드시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내가 처벌받는다면 반드시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생 자녀 두명과 함께 참석한 김현걸(36·상계동)씨도 “현행 집시법은 국민의 알권리와 주장할 권리를 방해한다”며 개정을 촉구했다. 해지고 난 뒤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정중식(41·이천시)씨는 “낮에는 직장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천에서 서울까지 오려면 2시간 30분이 걸리는데 근무 마치고 오려면 밤에 올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현충원 참배시 ‘국민을 잘 섬기겠다’고 자필로 글을 남겼는데, 정말 잘 섬기고 있는 건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촛불시위를 일부 정치단체에서 부추기거나 조종하고 있다’는 이른바 ‘배후설’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아무개(37·인천시 용현2동)씨는 “나는 순수한 의도로 나왔는데, 국민여론을 무시하려고 정치권의 조종을 받는 시위로 폄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원봉사자 이훈호(16)군은 “촛불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역할을 맡았다”며 “인터넷으로 광우병 소 수입 소식을 듣고 집회에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려 참가한 한 어린이가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소영기자 viator@hani.co.kr
오늘 집회에서도 시민들의 자유 발언은 이어지고 있다. 무대로 사용되고 있는 2톤 짜리 트럭 위에서 시민들은 자유롭게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은 연사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함께 살자 대한민국” 이라고 적힌 빨간색 종이를 들며 환호를 지르고 있다. 경찰은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종각방향과 시청역 방향으로 경찰버스 약 30여대로 바리케이트를 쳤다. 시민들은 청계광장 주변에서 자발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경찰과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문화제를 주최한 <미친소닷넷> 쪽은 경찰의 방침에 구애받지 않고 손팻말을 들고 구호도 외치며 자유롭게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백성균(30) 미친소닷넷 대표 운영자는 “구호와 손팻말을 금지한 집회는 집회가 아니다”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준비해오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고 따졌다. 미친소닷넷 쪽은 또 7일, 8일에도 계속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도 8천 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여의도 촛불문화제는 온라인 카페인 ‘2MB탄핵투쟁연대’가 주최했으며 구호와 손팻말이 없이 촛불만 든 침묵시위로 진행되었다. 주최 쪽은 이날 집회를 ‘소리없는 아우성’이라고 이름 붙였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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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 조소영 은지희 박수진 피디 azu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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