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낮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564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경기도 시흥시 계수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박지영 기자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구조적 성차별을 가장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분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입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윤석열 정부는 우리 사회 성차별과 젠더 폭력을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겠다는 것입니까” (진보대학생넷 김미혜 활동가)
5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564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전날 여성가족부(여가부)를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으로 이관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두고 “구조적 성차별을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미혜 진보대학생넷 활동가는 “여가부 폐지는 과거 보수 정권에서 여러 번 논의됐던 사안이었지만 결국 필요성을 인지하고 되돌리기 일쑤였다. 우리는 얼마 전 ‘신당역 스토킹 살해 사건’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며 사회 속 여성혐오 범죄를 목격했다. 우리 여성들은 여전히 경력 단절 등 구조적 성차별 속에 놓여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활동가는 “이 문제를 역사적으로 가장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분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다. 피해자분들은 지난 세월 우리 사회의 젠더 폭력과 성차별이 구조적 성차별에서 기인한다는 걸 증명한다”며 “그런데도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졸속으로 추진한 정부가 (이번엔 또다시) 여가부 폐지로 뿌리 깊은 젠더 폭력과 성차별을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5일 낮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564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현장 발언에 나선 정의기억연대 포카 활동가. 박지영 기자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차별금지법 제정도 하나 못 하는 윤석열 정부가 스토킹 살해로 숨진 신당역 여성 노동자를 추모해야 할 순간에 ‘여가부 폐지’를 말하고 있다”며 “여성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지금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4일 여가부를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마련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성평등 정책 후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기억연대 등 전국 286개 여성시민단체가 모인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은 전날 입장문을 내어 “정치적 위기마다 ‘여성가족부 폐지’ 운운하며 여성 인권과 성평등 정책을 후퇴시키려는 정부와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부처 폐지에 반대하는 여성과 수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5일 낮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56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4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박지영 기자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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