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했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3일 고위 당정협의에서 이런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에 뜻을 모으고 이번 정기국회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정부조직 개편의 최대 쟁점인 여가부는 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보건복지부 내부에 여성·가족 정책을 담당할 본부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통합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4일 “여가부는 해체해서 보건복지부에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여가부를 복지부로 옮겨 차관을 하나 더 신설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기존에 ‘3차관 체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에 통상교섭본부를 두듯이 (보건복지부에도 여성·가족 정책 관련) 본부를 두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재외동포청 신설도 유력하다. 우주항공청 신설 또한 윤 대통령 공약이지만, 우수한 인재 유치를 위해 일반 행정조직이 아닌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과 같은 민관 합동기구 형태로 이번 정부조직 개편과 별도로 추진할 예정이다. 법무부 산하 이민청(출입국청)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관광청 신설은 이번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민청 신설은 국민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고, 관광청은 코로나 이후 관광 수요가 적은 상황을 고려해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선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조만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방문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설명하고 입법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여가부 폐지 건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와 별개로 정부의 조직 개편 방향을 설정해야 오는 11월 내년도 예산 심의 때 부처별 증·감액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여가부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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