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정심화 국제문화회관의 명칭 개정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8일 저녁 대전시 유성구 충남대 대학본부 앞에서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밥 할머니’ 고 이복순씨로부터 재산을 기증받은 후 건립한 정심화국제문화회관의 이름을 개명하려는 충남대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충남대는 최근 충남대는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주변에 국제교류원, 언어교육원 등이 새로 개관함에 따라 국제적 교육문화단지로서의 기능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통합 명칭이 필요했다며 3월부터 ‘정심화’를 떼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심화국제문화회관은 1990년 11월 고 이복순 여사가 평생 김밥장사로 모든 50억원대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면서 설립의 토대가 됐으며, 2000년 7월 준공됐다. 준공 당시 충남대는 로비 동판에 “이복순 여사의 숭고한 뜻이 회관 이름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어 명칭 공모를 거쳐 정심화국제문화회관으로 개명하게 되었다”고 밝힐 정도로 이복순씨의 기증을 높이 평가했다.
양현수 총장이 취임할 당시 대전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출처 : 한토마
[바로가기] ‘[펌]충남대 정심화홀 이름 바뀐 속사정’ 어쨌든 의혹이 불거지는 데는 충남대 쪽의 대응도 한 몫 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해명 요구에 “총장님이 안 계셔서 아직은 어떤 얘기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총장님이 오셔서 상의할 부분”이라며 “현 상태에서는 어떤 입장도 말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양 총장은 미국 출장 중이며, 오는 12일 귀국한다. 한편, 충남대 동문회와 재학생, 인터넷에서는 충남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학생들은 교내에서 촛불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학교 홈페이지에는 이를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김형진씨는 “이름이 바뀌어야만 정심화회관이 국제화되고 학교가 국제화되는 것이냐. 50억 받을 때는 감사하고, 돌아가시면 끝이냐”며 “총장님은 학우들을 위해 50억 기분 좋게 내놓으실 수 있나?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범씨도 “학교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업무가 부끄럽기만 하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누가 과연 학교에 기부를 하려고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충남대 총동문회는 8일 공식성명을 통해 “김밥할머니의 기부가 회관 건립에 실제상 기여를 했는지 여부를 떠나 기부문화의 수범을 보이신 분의 정신을 기리고 교육적 측면을 존중해 현 명칭을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며 학교쪽의 명칭변경에 반대의견을 밝혔다. 충남대 재학생들은 명칭 변경이 철회될 때까지 대학본관 앞에서 촛불시위와 서명운동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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