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밥할머니 이름 복구해야” 사이버 의견 수천건
학생 등 의견수렵도 없어…“결정 번복 없을 것”
학생 등 의견수렵도 없어…“결정 번복 없을 것”
<속보> 충남대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이름을 국제문화회관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수천명의 누리꾼들이 김밥할머니의 기부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정심화’이름 복구를 요구하는 사이버 서명에 나섰다.
충남대는 7일 국제문화회관 이름 변경은 이 학교 구조개혁위원회(위원장 노아무개 교수)가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쪽은 “이 제안은 여론을 수렴해 학무회의에 상정된 뒤 장기적으로 학교 발전에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어 오는 3월부터 ‘정심화’ 명칭을 떼고 ‘국제문화회관’으로 명명하기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론 수렴과정에 대해 이 대학 고위관계자는 “학무위원들 사이에 ‘정심화’ 명칭을 계속 사용할 지 여부에 대한 논의는 있었으나 학생 등 구성원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고 이복순 여사의 뜻이 훼손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으며 구조개혁위가 기증자들의 뜻을 기리는 다른 사업들도 제안했는데 (보도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제문화회관 명칭 변경은) 일단 결정됐으므로 시행하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다시 학무회의에 상정돼 여론수렴과 논의를 거쳐 재의결할 수는 있으나 비난 여론이 있다고 학교 정책을 바로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이름을 계속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듯을 내비쳤다.
이 대학 홈페이지 백마게시판에는 재학생 등 160여명이 ‘정심화 할머니 뜻을 기리자’는 글을 올리고 학교 쪽의 결정을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이날 ‘정심화국제문화회관은 충남대 정문을 위풍당당하게 빛내주는 건물’, ‘일반인의 상식도 얻지 못하는 게 국제화냐’, ‘총학생회가 꾸려지지 않았다고 의견 수렴도 안 하고 결정한 것은 잘못’ 등 글을 올리고 학교는 이번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다음’ 뉴스홈에도 이날 오후 3시 현재 1600여명을 넘는 누리꾼들이 ‘정심화 할머니의 뜻을 살리자’는 의미의 댓글을 달았다.
또 ‘다음’ 아고라에는 아이디 허밍(humming)이 청원한 ‘충남대 정심화 이름 복구하라’는 사이버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총학생회를 대신하고 있는 단과대학생회 쪽은 “학우들과 지역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단대 학생회장단 회의를 열어 정심화국제문화회관의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서명운동 등 활동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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