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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엉뚱한 상상이 해법을 낳는다

등록 2008-11-09 16:11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

4. 창의적 문제해결의 유형
5. 창의적 문제해결 과정과 통찰력 (발상의 전환)
6. 창의적 문제해결 교육의 최근 사례

옛날의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서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전쟁 중인데도 군인들은 왜 일렬로 쭉 늘어서서 온몸을 드러낸 채 서로 싸우는 것일까? 두 군대의 맨 앞줄에 있는 병사들이 동시에 앞으로 나와 싸우는 행위를 반복하는 전쟁이 우스꽝스러운 전쟁놀이 같았다. 두 진영 모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싸움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던 나는 간단한 결론을 내렸다. 당시에는 그렇게 싸우는 것이 용기있는 행동이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생각은 손자의 병법을 읽으면서 바뀌었다. 손자는 전쟁을 골목 아이들 소꿉장난 수준에서 ‘진정한 승부를 가리는 종합 행동’으로 바꾼 인물이다. 손자의 병법에서는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유기적으로 정리돼 있다. 전쟁도 하나의 문제해결 행동이라고 보면 손자의 문제해결 방법은 그 차별성만큼이나 성공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우리는 손자처럼 기존의 틀을 벗어나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를 ‘발상의 전환’이라고 말한다. 성공적인 문제해결은 그 크기가 크건 작건 발상의 전환이 존재한다.

사례 하나. 현대건설은 서산간척지 마지막 물막이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물막이 공사가 성공하지 못하면 간척지 조성은 불가능했다. 세계적인 토목공학자들을 동원했으나 해결하기 어려웠다.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었다. 그는 인천제철에서 해체 대기 중이던 폐유조선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제방에 유조선을 접안시켜 강한 물살을 막아낸 것이었다.

정 회장은 토목 기술자도, 고학력자도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토목공학계에서 검증된 기존 아이디어를 활용하지 않았다. 아니 활용할 수 없었다. 고학력자가 아니어서 복잡한 이론의 덫에서도 벗어나 문제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길이가 매우 긴 유조선으로 제방을 막으면 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생각이 성공의 열쇠였다.

사례 둘. 미국인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1784년 프랑스 대사로 근무했다. 당시 프랑스인들은 저녁에 불을 밝히는 양초 값이 너무 많이 들어 고민이었다. 낮이 상대적으로 긴 여름철보다는 밤이 긴 겨울이 문제였다. 겨울에는 대부분의 가게들이 어두워진 초저녁까지 문을 열어야 했다. 때문에 상인들은 양초값이 더 많이 들었다. 양초값을 줄여야 한다는 문제는 프랑스의 국가적인 문제가 되었다.

프랭클린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양초값을 낮추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 양초(다른 조명비 포함)를 필요로 하지 않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었다. 그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랬다.


“프랑스 국민들이 시계를 일 년에 두 번씩 다시 맞추면 가게의 영업시간을 해가 떠 있는 시간과 맞출 수 있다. 그러면 상인들은 양초를 훨씬 적게 쓸 수 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프랭클린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했던 노력은 시간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무용지물이 됐다. 이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었다. ‘서머타임 제도’가 그것이다.

필자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적지 않은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다. 체험적으로 볼 때 발상의 전환 능력도 자신의 노력과 태도에 따라 변화되고 길러진다. 생활 속에서 접하는 아주 작은 문제에서부터 발상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체험하면서 자신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 좋다. 다가오는 시대는 불확실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지식과 아이디어로는 생존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스스로 자신의 과거 성공 방식을 벗어나려 노력하면 언젠가는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임선하 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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